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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야당대표 조문 받아…양정철·김경수는 돌려보내

중앙일보 2019.10.31 00:06 종합 12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가 30일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가 30일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이틀째 부산 남천성당에 차려진 어머니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지켰다.
 

모친 빈소 지키며 “불효가 많았다”
황교안 “아들의 마음 다 같을 것”
종단대표·4강대사 빈소 찾아
권양숙 여사, 이낙연 총리도 조문

“제가 때때로 기쁨과 영광을 드렸을진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 (어머니는)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다. 슬픔을 나눠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새벽 망모(亡母)를 그리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날 오전까지도 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거절됐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어머니 영정 앞에서 두손 모아 기도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조문을 마친 권양숙 여사. [연합뉴스]

조문을 마친 권양숙 여사.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다만 둘째날에도 정계와 종교계에서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자 일부 조문객은 거절하지 못했다. 전날까지 문 대통령과 대면한 인사는 40년 지기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유일했다. 이날 오후 8시쯤 도착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지사는 빈소 입구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40분쯤 정치인 가운데 처음으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조문을 받았다. 부인 민혜경 여사, 박주현 수석대변인과 빈소를 찾은 정 대표는 앞서 들어간 7대 종단 인사들의 조문과 연도(위령기도)로 25분 간 밖에서 기다렸다. 문 대통령이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고 해 5분 동안 조문이 이뤄졌다. 오후 1시 20분쯤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오후 2시 30분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정 대표 조문을 받은 뒤론 다른 야당 정치인들의 조문을 마냥 거부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조문하러 오지 않아도 비판이 일고 문 대통령이 조문을 받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빈소까지 발걸음 한 정당 대표를 돌려보내서야 되겠느냐는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오후 6시30분쯤 빈소를 찾아 15분간 머물렀다. 황 대표는 이후 취재진에게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마음은 동일할 것이다. 내려오면서 어머니 돌아가실 때 기억이 났는데, 문 대통령의 마음도 같을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먼 곳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정국 현안도 얘기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그런 대화를 하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오후 7시45분쯤 빈소를 찾았다.
 
빈소에 도착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청와대사진기자단]

빈소에 도착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오후 5시20분부턴 일본·러시아·중국·미국 순으로 한반도 주변 4강 주한 대사들이 조문했다. 각 5분 정도씩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편에 위로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후 4시11분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조문한 뒤 오후 5시쯤 떠났다. 종교계에선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를 지낸 오충일 목사와 보수 개신교 원로인 김장환 목사 일행도 오후 7시55분쯤 빈소를 찾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후 6시50분께 빈소를 찾았다. 이 총리는 “식사하는데 대통령께서 옆에 계셔 주셨다. 몇 가지 보고를 드렸고,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일본관계도 말씀을 약간 나눴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은 31일 오전 10시30분 장례미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의 하늘공원에 안장된다.
 
위문희 기자, 부산=하준호·이은지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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