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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일반분양분 통매각...상한제 피하기 '꼼수' 논란

중앙일보 2019.10.31 00:05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분 340여가구 통매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단지는 착공에 앞서 철거 막바지 단계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분 340여가구 통매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단지는 착공에 앞서 철거 막바지 단계다. [연합뉴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29일 강화되면서 이를 토대로 분양가를 대폭 낮추려는 정부와 시세만큼 받으려는 정비사업 조합의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소송 불사”를 외치며 일반분양 물량을 민간 임대사업자에 통매각하는 방안까지 강행하고 나섰다. 
 

신반포3차·경남 조합 추진
3.3㎡당 6000만원 매각 결정
조합 "구청 신고만 하면 가능"
국토부 "정비계획 등 변경해야"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29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어 일반분양 물량 346가구(전용 59~225㎡)를 민간 임대관리업체에 통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던 ‘트러스트 스테이’를 기업형 임대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가격이 3.3㎡당 6000만원이다. 조합원 3557명 중 2324명이 참여해 97.3%(2261명)가 찬성했다. 조합 측은 “서초구청에 관련 조합 정관 및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신고했다"며 "트러스트 스테이와 계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단지는 현재 철거 마무리 단계다. 국토교통부가 내년 4월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하는 정비사업지에 분양가 상한제 유예를 하겠다고 한 만큼 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강남권 단지 중 하나다. 하지만 상한제 대상이 아니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받아야 한다. HUG로부터 분양보증 받을 수 있는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3.3㎡당 48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신반포3차 경남 재건축 아파트 조감도.

신반포3차 경남 재건축 아파트 조감도.

조합은 통매각을 통해 HUG 규제 가격보다 높게 받으려는 것이다. 트러스트 스테이에 3.3㎡당 6000만원에 매각하면 HUG의 규제 가격(3.3㎡당 4800만원)보다 분양 수입이 1500억원 늘어난다. 조합원당 추가분담금 6000만원이 줄어들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통매각 건은 경미한 관리처분계획 변경 신고 사안으로, 최소 열 군데 이상 법률사무소에 문제없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서초구청 측은 “29일 신반포3차ㆍ경남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 변경 신청을 받았고, 서울시청에 통매각이 가능한지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조합 마음대로 통매각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 안건인 만큼 절차를 지키라는 것이다. 즉 정비사업의 초기 단계로 돌아가서 정비계획 변경 승인권자인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 계획을 변경하고,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도 차례대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분양분을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위해 통매각이 가능하다 해도 조합 임의대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 절차를 지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조합이 이런 행정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법령에는 임대주택 관련 내용을 정비계획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일반분양분 임대사업자 통매각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사업승인까지 받은 서울 관악구 강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017년 일반분양분을 임대사업자에게 통매각하기도 했다. 당시 조합 측은 기업형 임대주택 도입 관련 내용을 담은 정비계획 변경안 만들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았다. 통매각 제도는 미분양 해소와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2015년 도입됐다.   
 
조합은 통매각을 반영한 관리처분계획 인가 변경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조합 주장대로라면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일반분양분 임대사업자 통매각이 확산할 것이어서 통매각 논란에 주택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은화·김민중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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