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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적립금 고민…변액 1위 미래에셋생명은 여유

중앙일보 2019.10.31 00:05 경제 4면 지면보기
2022년은 보험사에 두려운 해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가로 따졌던 보험 부채(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서 보험사가 쌓아둬야 할 적립금이 늘어난다. 연 6~7%대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팔았던 대형 생명보험사가 긴장하는 이유다. 자본 축소가 불가피해서다.
 

고객에 지급해야 할 보험부채
3년 뒤 국제기준 원가→시가 변경
저축성 보험 많이 판 보험사 긴장

이런 고민과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 변액보험 등의 비중이 큰 보험사다. 변액보험의 강자인 미래에셋생명이 대표적이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는 실적배당형 보험 상품이다. 적립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자본건전성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
 
변액보험에 집중했던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PCA생명과 통합하며 그 비중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변액보험 신계약도 최근 3년간 연평균 30%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까지 총 3300억원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30%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변액보험 1위 수성은 높은 수익률 덕분이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3년 수익률은 13.4%, 5년 수익률은 20.4%로 업계 1위다. 2017~18년에 이어 1위를 이어가며 독주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보험자산 65% 이상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분산 투자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안정적 운영 수수료 확보가 가능한 변액보험에 고수익 보장성 보험의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미래에셋생명의 수익 구조는 탄탄해지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미래에셋생명의 일반 계정(일반보험료 수입) 준비금은 18조원이다. 이 중 연 6%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계약은 14.1%를 차지한다. 고금리 상품 비중이 30%에 육박해 금리가 떨어질수록 손해가 커지는 대형사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그 덕에 올 상반기 미래에셋생명의 보험부채 평균 부담금리는 3.85%로 업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리 하락과 매출 부진 등으로 생명보험 산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도 미래에셋생명은 변액 보험을 중심으로 상당히 안정적인 이익을 기록 중”이라며 “보험 업종 내에서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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