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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뭉치라는 국민명령" 김무성 "통합에 고춧가루 뿌리지 마라"지만 당 지도부는 "…"

중앙일보 2019.10.30 15:3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둘째)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순례 최고위원, 정미경 최고위원, 조경태 최고위원, 나경원 원내대표, 황 대표, 이주영 의원.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둘째)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순례 최고위원, 정미경 최고위원, 조경태 최고위원, 나경원 원내대표, 황 대표, 이주영 의원.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내에서 비박계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보수 통합을 외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4선)은 30일 오전 당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10월 항쟁은 제1야당이자 자유 우파 정당인 저희에게도 무거운 책임감을 일깨워준 일대 사건이었다. 한국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면서 “황 대표께 부탁드리고 싶다. 국민 명령은 ‘뭉쳐서 지켜야 한다’, ‘흩어지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 의원은 황 대표를 바라보며 “지금 간헐적으로 논의되는 우파 통합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 알 길이 없지만 제1야당 수장인 황 대표가 중심에 서서 논의를 진전시키고 성공시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를 듣고 있던 황 대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대안찾기'에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정진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대안찾기'에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정진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비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한국당 의원(6선)도 전날 일부 친박계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의원 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 토론회에서 “모처럼 황 대표도 통합을 주장하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화답했는데 거기다가 방정맞은 몇 놈이 나서서 고춧가루를 뿌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선거 공약에 탄핵이 잘못됐다고 쓰고 친박 간판 내걸고 당선될 수 있나. 겨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툭툭 튀어나와 깨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황 대표의 리더십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친박계 중엔 윤상현 한국당 의원(3선)도 유승민계와의 보수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 중진들이 메시지를 내기 시작한 건 보수통합 움직임이 더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황 대표와) 얼마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뒤 황 대표가 “대화가 필요하면 대화하고, 만남이 필요하면 만날 수 있고 회의가 필요하면 회의체도 할 수 있다”고 답하며 가시화하나 싶었던 움직임은 친박 의원들의 반대에 더 나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유승민 변혁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국회의원·지역위원장(원외)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승민 변혁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국회의원·지역위원장(원외)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21일 강성 친박으로 꼽히는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한 라디오에 나와 “탄핵에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그냥 다 끌어모아서 통합만 하자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유 의원을 향해 “큰 정치하는 건 좋은데 대권보다 지역구 관리부터 먼저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했다. 김재원 의원도 당 의원들에게 “참으로 ‘유승민스러운’ 구역질 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류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당 관계자는 “최근 조국 사태 등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황 대표가 보수통합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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