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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판문점 인근에 북한 주민 송환 대기시설 만든다

중앙일보 2019.10.30 13:00
지난 9월 20일 오전 9시께 강원 고성군 죽왕면 문암항 동방 약 2㎞ 해상에서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이 해경경비정에 의해 모처로 예인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9월 20일 오전 9시께 강원 고성군 죽왕면 문암항 동방 약 2㎞ 해상에서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이 해경경비정에 의해 모처로 예인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판문점 인근에 북한 주민의 대북 송환을 위한 임시 대기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통일부는 표류 등으로 북한 주민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남한 국민과의 접촉 및 검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북한 송환 때까지 이들이 머물 임시 대기시설 건립안을 마련했다.  

10년간 北송환 주민 185명…평균 송환 기간 6.7일
남한 국민과 접촉, 검역 문제 발생 우려에 따른 조치

 
통일부는 임시 대기시설 건립 예산으로 총 4억원을 책정하고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사용할 임시 거처는 2층 규모의 철골구조 시설로 지어질 예정이다. 내부는 대기실과 당직실로 구성되며 거처 주변엔 안전펜스가 설치된다. 
 
이 임시 거처는 경기도 파주 판문점 근교에 건립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남북 간 연락채널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판문점 2곳이 있는데 북한 주민 송환이 판문점을 통해 인계가 이뤄지는 만큼 대기 장소도 판문점 근처가 적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6.25전쟁 정전협정 66주년을 맞은 7월 27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25전쟁 정전협정 66주년을 맞은 7월 27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10년간 북한 주민 송환 현황을 보면 2010년, 2011년엔 평균 송환 기간이 각각 19일, 14일이었다. 북한 주민이 표류 등으로 동·서해상에 떠내려오거나, 국내로 유입된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의 합동신문조사를 받게 된다. 이들이 북한으로 귀환하겠다는 희망을 밝히면 정부는 대북 협의를 통해 이들을 송환한다. 합동조사부터 대북 협의, 송환까지 짧게는 2일, 길게는 보름 이상이 걸린다. 조사기간이 길어질수록 남한 국민과의 접촉, 검역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커진다.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매년 5명~37명을 송환해 총 185명을 송환했으며, 평균 송환 기간은 6.7일로 나타났다. 
다만 북한 주민 평균 송환 기간은 주는 추세다. 올해는 지난 9월까지 5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냈는데 송환까지 걸린 평균 기간이 3일이었다. 2018년은 6일, 2017년엔 5일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6월 북한 목선 표류 사건 여파로, 정부가 불필요한 임시 대기시설을 건립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목선 표류 때 당국의 초동조치 실패로 탈북자들 모습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최대한 북한에 껄끄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며 “남한 체류 경험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김정은 눈치보기’ 예산”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뉴스1]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뉴스1]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로 들어온 북한 민간인들은 별도의 대기시설 없이 인근 군 시설에 머물렀다”며 “군 부대에서 북한 민간인을 보호하는 게 본연의 업무도 아니고, 업무도 가중돼 오랫동안 군, 관계기관 등과 조율을 거쳐 별도시설을 마련하는 게 좋겠다고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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