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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노역’ 허재호, 강제송환 하나

중앙일보 2019.10.30 00:05 종합 20면 지면보기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으로 논란이 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4일 오후 광주지검 앞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대주 관련피해자들이 허 회장의 차를 막아서자 창문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으로 논란이 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4일 오후 광주지검 앞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대주 관련피해자들이 허 회장의 차를 막아서자 창문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으로 공분을 샀던 허재호(77) 전 대주그룹 회장이 추가로 기소된 탈세 혐의 재판에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허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등을 통해 강제송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5일 탈세 첫 공판 불출석
광주지법, 재판 기일변경도 불허
검찰 “구속영장 발부 검토해달라”

허 전 회장은 지난 25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송각엽)의 심리로 열린 특경법상 조세포탈(탈세) 혐의에 대한 첫 공판기일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초 허 전 회장 측은 전날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 기일변경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검찰 측은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허 전 회장을 강제송환하겠다고 했다. 허 전 회장이 2015년 8월 뉴질랜드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검사는 “앞으로도 출석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구속영장 발부를 검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허 전 회장은 2014년 3월 하루 5억 원씩을 탕감받는 ‘황제노역’ 판결을 받은데 이어 또다시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 2007년 5월∼11월 지인 3명 명의로 보유하던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 36만9050주를 매도해 25억 원을 취득하고서도 이를 은닉해 양도소득세 5억136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다.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사과를 한 뒤 계열사 피해자들의 항의로 2시간 동안 차에 갇혀있다. [중앙포토]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014년 4월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사과를 한 뒤 계열사 피해자들의 항의로 2시간 동안 차에 갇혀있다. [중앙포토]

허 전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심장 스텐트 수술을 여러 차례 하는 등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향후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검찰 측) 염려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허 전 회장의 막내딸도 “부정맥으로 사망한 가족이 있다”며 “날씨가 풀리고 난 뒤 재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일단 허 전 회장 측에 공소장을 송달하는 절차를 다시 진행한 후 향후 재판 일정이나 강제 구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허 전 회장은 2011년 12월 508억 원의 탈세를 지시하고 10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 원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후 허 전 회장은 벌금·세금을 내지 않은 채 뉴질랜드로 출국해 살다가 카지노에서 도박한 사실이 드러난 뒤 귀국했다.
 
2014년 3월 귀국 후엔 “벌금 낼 돈이 없다”며 하루에 5억 원씩을 탕감받는 구치소 노역을 했다가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는 ‘황제노역’에 대한 사회적 파문이 일자 구치소 노역을 강제로 중단당한 뒤 2014년 9월에야 벌금·세금을 완납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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