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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리를 감시하게 될 것" 美, 화웨이·ZTE 완전퇴출 착수

중앙일보 2019.10.29 21:42
화웨이 [로이터=연합]

화웨이 [로이터=연합]

“화웨이의 장비를 갖춘 5G 네트워크가 미국의 군사시설과 중요한 인프라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는 중국이 화웨이를 통해 미국인과 미국 기업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국가의 안보에 관한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와 ZTE 통신 장비에 대한 자국 내 완전 퇴출 절차에 착수했다. 아지트 파이 미 연방 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다음 달 19일 화웨이와 ZTE 장비를 구매하는 경우 정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도록 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망이 안보를 위협하게 해선 안 된다면서다. 

미 FCC, “보조금 지급 중단 방안” 표결
기존 설치된 화웨이 장비...교체 비용 지급도
中 “패권주의적 행태...미 소비자만 피해볼 것”
한국 기업 영향 미칠 지 우려도

 
미국 정부의 화웨이 ‘몰아내기’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유사한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시카 로젠워셀 FCC 위원은 “미국의 통신망은 외국의 통신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며 “(중국산 장비를 쓰는) 해외 통신망의 약점에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LTE에 이어 5G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FCC는 그간 85억 달러(약 9조9000억 원)의 연방 기금으로 통신사나 광대역 망사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통신 취약 계층과 원거리 지역에 대한 통신망 확충을 위한 명목에서였다. 그런데 사업자들이 화웨이와 ZTE 장비를 구매해 통신망을 확장하려고 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보조금으로 FCC는 자국 회사들을 틀어쥐었다.  
 
반대로 이 별도 기금을 마련해 기존에 두 회사 장비를 산 회사들이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는 비용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화웨이와 ZTE 장비가 미국 내에서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파이 위원장은 “우리는  기존 네트워크가 안전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농촌 지역 무선 통신사들이 이미 중국 장비를 설치했는데 위험하다. 교체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왼쪽)과 런정페이 화웨이 CEO.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왼쪽)과 런정페이 화웨이 CEO. [연합]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소속인 아지트 파이 의장이 동의했고 FCC 위원 5명 중 3명이 공화당인 점을 고려할 때 안건 통과는 거의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패권주의적 행태라며 반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해 “미국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국가 권력을 남용해 모호한 죄명으로 특정 중국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농촌 무선망 운영협회 회원의 25%가 화웨이나 ZTE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 측의 이번 조치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미셸 저우 화웨이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FCC 위원장이 발표한 조치는 미국 통신망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서비스가 부족한 시골 지역 광대역 통신사들에게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화웨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상무부 블랙리스트(수출규제 명단)에 올린 이후 두 번째 나온 조치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사용 금지를 요구했으나 영국과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화웨이 압박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정부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 LTE 장비를 도입할 당시 주한미군 주둔지역에 장비를 설치하지 말 것을 요청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미군 주둔 지역엔 LTE부터 유럽 장비를 쓰고 있고 5G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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