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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취하 안 했어요?"…급작스러운 타다 기소에 당황한 與

중앙일보 2019.10.29 18:54

현장에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었던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를 운영한 이재웅 쏘카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뉴스1]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었던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를 운영한 이재웅 쏘카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뉴스1]

“(서울개인택시조합이) 고발 취하한 줄 알았는데, 안 했나 보네요?”  
 
28일 저녁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검찰이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와 관련해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을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전화로 의견을 묻자 보인 반응이었다. 고발 취하 여부도 알지 못할 만큼 최근 ‘타다’는 여당엔 관심 밖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기소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검찰의 기소는 작은 가능성이긴 했지만, 예상할 수 없는 일은 아니었다. ‘타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의 예외 규정(렌터카의 경우 승차 정원이 11~15인승인 승합차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을 근거로 시작한 사업이다. 그런데 ‘타다’를 렌터카가 아닌 사실상 택시 영업으로 볼 경우, 예외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결국 위법이 된다. 기존에도 위법이라고 보는 일부 법조계의 시각이 있었다. 검찰도 같은 판단인 셈이다.
 
29일 오전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51) 쏘카 대표와 자회사인 VCNC 박재욱(34)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51) 쏘카 대표와 자회사인 VCNC 박재욱(34)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타다’의 위법성 논란을 깔끔히 해결할 방법은 사실 여객운수법을 개정하는 것밖에 없다. 카카오카풀을 둘러싼 위법성 논란도 지난 8월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한 뒤에야 해결됐다. 
 
그런데 왜 ‘타다’ 관련 법은 개정이 안 됐을까. 택시 업계가 ‘타다’를 문제 삼을 때 정부·여당은 카카오카풀 문제를 풀기에도 버거워했다. 지난 7월 국토위 여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에게 ‘타다’ 해법을 물었을 때 그는 “카카오카풀 문제가 당장 시급하니까, 이 문제부터 풀고 ‘타다’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카카오카풀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조국 국면’이 곧 시작됐고, ‘타다’는 정치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사실 국회에서 입법 과정으로 일일이 신산업을 허용한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법 개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회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정치인으로서는 표 계산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국회에서 신산업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다 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은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카카오카풀이 한창 논란일 때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국회가 법으로 일일이 허용한다? 20세기에나 맞는 얘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 등이 '타다'의 운전기사 파견 행위에 대한 노동청의 법적 규명과 행정처분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 등이 '타다'의 운전기사 파견 행위에 대한 노동청의 법적 규명과 행정처분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네거티브 규제(규정된 금지 사항 외 모두 허용) 방식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법은 대체로 포지티브 규제(규정된 허용 사항 외 모두 금지) 방식이어서 새로운 산업을 허용할 때마다 법률이나 시행령 개정을 해야 한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바뀌면, 법에 금지된 것만 아니라면 국회나 정부 허락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당시 “신산업분야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정부·여당 내에서 그런 방향의 논의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 업계 평가는 그래서 냉소적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제도권 진입을 협의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9일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은 전혀 구현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 국회, 검찰 모두 한 방향으로 스타트업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창업 국가’를 언급했을 때 스타트업 업계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2년 반 동안 규제 개혁의 결과가 ‘타다’ 기소뿐이라면 업계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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