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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이회창 찬성" 나경원 "이해찬 반대"…공수처 진실은

중앙일보 2019.10.29 16:40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쥐고, 판사ㆍ검사ㆍ경찰 등을 표적 사찰ㆍ협박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의 무소불위 수사기관”이라며 “여당의 이해찬 대표가 지난 2004년 정확히 같은 이유로 공수처 설치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 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 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반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대표연설에서 “한국당은 야당일 때도 여당일 때도 공수처 설치를 주장해 왔다”며 1998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발언을 예로 들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집권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가 각각 21년ㆍ15년 전 말을 빌려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맞느냐"고 묻는 모양새다. 당시 이회창ㆍ이해찬 발언의 맥락과 사실은 무엇일까.  
 

◇이회창, 독립 수사기관에만 찬성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회창 전 총재도 공수처 설치에 찬성했다며 인용한 발언은 다음과 같다. “정치적 사건이나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된 수사기관 설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는 1998년 9월 23일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참여연대 대표단과의 면담 과정에서 나왔다. 참여연대는 김영삼(YS) 정부 시절부터 ‘고위공직자비리특별수사처’(고비처) 신설을 주장해왔는데, 당시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던 한나라당과 일부 공통분모가 있었다. 
 
다만 당시 한나라당과 참여연대는 “특별검사제가 포함된 부패방지법을 제정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안상수 대변인)고 했을 뿐, 각론에선 차이가 있었다. 이 전 총재가 “특별검사를 상시적으로 두는 문제 등 구체적인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이견을 밝혀서다.   
 
결론적으로 이 전 총재는 ‘독립 수사기관 설치’는 공감하되, 방식은 ‘비상설 특별검사제’를 주장했다. 특검과 공수처의 주요 차이점이 상설 여부라는 점에서 이 전 총재의 ‘비상설 특검 도입’ 주장을 현재의 공수처와 동일 선상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해찬, 기소권 부여 반대

2004년 6월 24일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해찬 당시 후보자는 “대통령이 사정 집행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검찰권의 이원화는 그렇게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공수처의 대통령 직속 기관화와 기소권 부여를 경계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같은 자리에서 이해찬 후보자는 당시 대통령 직속 부패방지위원회 활동을 설명하면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도 모색하는 등 전반적인 부패 청산 풍토 문화를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고비처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즉 공수처 자체엔 반대하지 않았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 중인 공수처 안(백혜련 의원)에는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2004년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기소권은 일원화하는 게 좋겠다. 검찰 기소권이 사회 질서 유지의 가장 중요한 수단인데 이원화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2004년 7월 언론 인터뷰)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수처의 구체적 운영에선 입장이 달라진 셈이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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