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랙터가 혼자 밭갈이 다녀온다…5G가 가져온 ‘무인’ 농사혁명

중앙일보 2019.10.29 16:37
농부가 밭에 가지 않고, 마치 전자오락 게임을 하듯 원격으로 농사를 짓는 일이 가능해진다. 5G(세대) 네트워크와 초정밀 위치 측정 기술이 결합하면서다.
LG유플러스는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농지 6611㎡(약 2000평) 일대에서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트랙터 원격제어, 무인경작을 선보였다.
 

밭에 안가고 집에서 오락하듯 농사 지을 수 있어

시연은 원격제어로 LS엠트론 트랙터를 작업 지점으로 이동시키면서 시작됐다. 시연자는 농지 한켠에 배치된 원격제어 조정관에 탑승해 시연용 핸들과 브레이크로 멀리 떨어진 트랙터를 조종했다. 트랙터 전면부에 설치된 FHD(고화질) 카메라가 현장 촬영 영상을 5G 망으로 실시간으로 보내오면, 농부는 이 영상을 보면서 트랙터를 움직였다. 

29일 경기 고양시 법곳동 농지에서 열린 LG유플러스 5G 스마트 농기계 시연회에서 농부가 트랙터를 원격조종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29일 경기 고양시 법곳동 농지에서 열린 LG유플러스 5G 스마트 농기계 시연회에서 농부가 트랙터를 원격조종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작업 시작 지점으로 이동한 트랙터에 무인경작 모드를 실행시키자 트랙터는 탑승자 없이 설정된 경로에 따라 작업을 시작했다. 트랙터 뒷편에 부착된 장비가 추수가 끝난 농지를 갈아 엎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LG유플러스 측은 "현장 상황 때문에 이번엔 조종관에서 시연을 진행했지만, 실제 상용화가 되면 집에서 스마트폰 앱을 실행한 뒤 조이스틱으로 조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작업은 5G 기반의 초정밀 측위 시스템이 트랙터의 위치를 3~10㎝ 단위로 측정하고 설정 경로를 따라 정확히 이동시키면서 가능해졌다. LS엠트론이 기존 기계식 조향장치(운전시스템), 브레이크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개발했고, LG유플러스는 여기에 5G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했다. 두 회사는 이같은 스마트 트랙터를 2021년 상용화한 뒤 콤바인, 이앙기 등 농기계와 포크레인, 지게차 등 이동형 장비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트랙터 상태 원격진단, AR 안내따라 부품 교체 

LG유플러스는 이날 실시간으로 트랙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원격진단 서비스도 선보였다. 시연자가 태블릿에 설치된 앱을 실행한 뒤 트랙터를 비추자 시스템 압력, 수평 센서 등 트랙터 정보가 증강현실(AR)로 나타났다. 
 
시연자가 트랙터 트랜스미션 위치에 손을 대자 트랜스미션이 분해되는 과정이 3D 애니메이션으로 태블릿 화면에 표시됐다. 에어클리너 같은 부품의 위치, 교환 방법 등을 모르더라도 AR 매뉴얼을 따라 손쉽게 교체하는 과정도 시연됐다. 이 서비스는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솔루션 선두기업 미국 PTC와 함께 개발했다.
 
농부가 5G 기반 원격진단 기술을 이용해 AR 안내에 따라 농기계의 에어클리너를 쉽게 교체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농부가 5G 기반 원격진단 기술을 이용해 AR 안내에 따라 농기계의 에어클리너를 쉽게 교체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한영진 스마트X기술팀장은 "5G 트랙터 기술이 상용화 되면 폭염·폭우 같은 기상 상황에서도 밭일을 할 수 있어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고 농촌 일손 부족 현상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농가 인구는 지난 1995년 485만명에서 2018년 231만명으로 감소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기반의 영농 기술이 침체된 농촌 생산성을 올리고 소득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