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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21살 많아""조범동 10살 속여"···둘 싸움 된 사모펀드

중앙일보 2019.10.29 15:13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연합뉴스]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7)씨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실질 대표로 지내던 과정에서 자신의 나이보다 10세 많은 행세를 하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를 통해 조씨가 코링크PE 등에서 거액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관련 업체들은 그가 숨긴 자금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29일 사모펀드 업계에 따르면 조씨는 2016년 2월 코링크PE가 설립되면서 주변에 자신을 주식 전문가로 소개하고 나이는 10세 많은 40대 중반으로 소개했다. 2012년과 2015년 발간한 『원칙대로 손절하고 차트대로 홀딩하라』, 『지금 당장 주식투자에 선물옵션을 더하라』등 2권을 직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가 지난 3일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코링크PE와 웰스씨앤티, 익성과 더블유에프엠(WFM) 등으로부터 71억5370만원을 횡령했다. 고가 수입차인 포르쉐를 사기 위해 WFM 자금 9370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피해를 입은 업체들은 조씨가 숨긴 자금이 추가로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정경심 교수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한 인스코비와 백광산업 의 지난 3년간 주가 추이. [사진 네이버금융]

정경심 교수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한 인스코비와 백광산업 의 지난 3년간 주가 추이. [사진 네이버금융]

 
 조씨 측 변호인은 최근 정경심 교수 측이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조범동 측의 잘못을 피의자에게 덧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방어자세를 취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지난 25일 첫 재판 뒤 “자신(정 교수)은 죄가 없는데 남의 죄를 덮어썼다는 얘기인데, 너무 화가 났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의혹의 ‘몸통’은 조범동씨라는 주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도 나왔다.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지난 8일 공개된 녹음 파일을 통해 “조범동이 (정 교수에게) 와서 영어를 봐달라고 했다”며 “조범동은 아마 (관련자들에게) ‘저사람 봤지? 민정수석 부인이고 회사 봐주고 있다’ 이랬을 거다”고 말했다. 김경록 차장은 이날도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정경심 교수가 이번 정부 주요 인사와 연관된 업체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코링크PE의 실제 ‘몸통’이 조씨가 아닌 정 교수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이 2018년 3월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신고한 공직자 재산 내역에 따르면 정 교수는 인스코비 주식을 1만2000주 보유했다 처분했다.  
  
2017년 8월 공개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산 내역.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인스코비와 백광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사진 전자관보]

2017년 8월 공개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산 내역.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인스코비와 백광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사진 전자관보]

 인스코비는 이번 정부에서 처음으로 공기업 사장으로 임명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동생들이 경영하는 회사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 교수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테마주’로 불리는 백광산업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가 2019년 3월 남편의 공직자 재산공개가 이뤄질 당시 9만9497주를 처분했다고 신고했다. ASF 소독제 제품을 생산하는 백광산업은 북한이나 한국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을 때 거래량이 늘고 주가도 올랐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정 교수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업체 주식에 ‘핀셋 투자’를 했다”며 “영어 교육 업체를 인수해 2차 전지로 사업을 확장시킨 코링크PE의 큰 그림을 정 교수가 직접 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범동씨 변호인도 “정 교수는 조씨보다 21세 많은 당숙모”라며 “고졸에 학력도 내세울 것 없는 조씨가 사모펀드를 주도적으로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정 교수를 소환 조사했다. 지난 24일 구속된 이후 25일과 27일에 이어 3번째 조사다. 남편인 조 전 장관의 검찰 소환도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반부패정책협의회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면하게 되는 만큼 조 전 장관의 소환 시점이 이날을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소환 조사하게 되면 정 교수가 WFM 내부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얻는 과정을 알았는지, 이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확인할 전망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지낸 김경율 회계사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작전주라고 판단한다면 기본 20배 정도 생각하고 들어간다”며 “조 전 장관 계좌를 열어 WFM 주가 급증 전에 5000만원을 부인에게 송금한 이유가 뭔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상·정진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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