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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에 미세먼지주의보까지 내렸는데…하늘은 왜 파랗지?

중앙일보 2019.10.29 12:08
가을 황사가 불어왔다는 29일 오전 서울의 하늘이 파랗다. 강찬수 기자

가을 황사가 불어왔다는 29일 오전 서울의 하늘이 파랗다. 강찬수 기자

몽골과 중국에서 불어온 가을 황사가 닥친 29일.
서울과 인천 등지에는 미세먼지(PM10) 주의보까지 발령됐다.
 
하지만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예상보다 맑고 파란 하늘 때문이다.
 
서울은 이날 오전 4시와 5시에 미세먼지 농도가 ㎥당 150㎍을 초과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150㎍/㎥를 두 시간 이상 초과할 때 발령되고, 100㎍/㎥ 아래로 떨어져야 해제된다.
 
이날 오전 10시에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29㎍/㎥를 기록했다. 평소의 3~4배 수준이다.
 
반면 같은 시각 가시거리는 12.6㎞로 평소와 별 차이가 없었다.
황사 속에서도 파란 하늘이 나타난 것이다.

올 가을 첫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서울에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2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시민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올 가을 첫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서울에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2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시민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왜 그럴까.
무엇보다 황사가 불어왔지만,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별로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5㎍/㎥로 가을철로서는 높았지만, 지난해 연평균치 23㎍/㎥와 별 차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황사의 경우 몽골이나 중국 북부에서 모래 폭풍이 생기고 모래 먼지가 하늘로 치솟은 뒤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데, 황사 먼지 중에서도 입자가 큰 것들이 한반도에 떨어진다"고 말한다.
 
황사 자체는 흙먼지이기 때문에 먼지 입자 자체가 상대적으로 크다.
황사 먼지 중에서도 입자가 작은 것들은 제트기류를 타고 미국 서부까지도 날아간다.
 

빛 산란시키는 초미세먼지는 적어

가을 황사로 미세 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건물에서 바라본 종로 동대문구 일대. 낮은 하늘은 뿌옇지만, 먼 하늘은 파랗게 보인다. [연합뉴스]

가을 황사로 미세 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건물에서 바라본 종로 동대문구 일대. 낮은 하늘은 뿌옇지만, 먼 하늘은 파랗게 보인다. [연합뉴스]

평소 스모그 때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초미세먼지는 빛을 산란시켜 가시거리도 짧아진다.
빛의 파장과 입자의 크기가 비슷할수록 산란이 잘 일어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은 대략 400~700㎚(나노미터, 1㎚=100만분의 1㎜, 1000분의 1㎛)다.
즉, 파장이 0.4~0.7㎛(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인 셈이다.
 
이 가시광선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먼지 입자는 미세먼지(PM10, 지름 10㎛ 이하)가 아닌, 바로 초미세먼지(PM2.5, 지름 2.5㎛)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보다 작은 먼지를 말하는데, 실제 초미세먼지 입자의 크기 분포를 보면, 1㎛보다 작은 것들이 많다.
또, 초미세먼지는 같은 무게라고 했을 때 미세먼지와 비교하면개수는 엄청나게 많다.
 
공기 중에 초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은 가시광선을 산란시킬 수 있는 작은 입자가 많다는 뜻이고, 이들은 황사보다는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구에서 주로 배출된다.
 
결국 황사 때 미세먼지 농도는 높지만, 시정거리가 긴 이유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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