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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그다디 속옷 훔쳐 DNA 확인"…역할 강조하고 나선 쿠르드

중앙일보 2019.10.29 11:35
쿠르드 근거지인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 도시 만비즈에서 쿠르드 전사들이 무장한 채 차량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쿠르드 근거지인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 도시 만비즈에서 쿠르드 전사들이 무장한 채 차량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쿠르드계 무장조직 시리아민주군(SDF)이 이슬람국가(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 사망에 자신들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IS 격퇴 작전에서 혈맹 관계였던 미국이 최근 자신들을 '배신'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알바그다디 급습 작전에서의 지분을 챙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폴랏 캔 SDF 선임참모는 28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5월 15일 이후 미 중앙정보국(CIA)과 함께 알바그다디를 추적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며 "우리 요원 중 한명이 알바그다디가 은신해 있는 곳에 잠입해 그의 속옷을 훔쳤고, DNA 테스트를 거쳐 그가 알바그다디라는 것을 100% 확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군이 알바그다디를 급습하기에 앞서 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SDF의 정보원 덕분이라는 의미다. 
 
이들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이 오히려 알바그다디 체포 작전을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캔 선임참모는 "알바그다디를 제거하라는 결정은 이미 한달 전에 내려졌었다"며 "그러나 미국이 철군하고 터키가 시리아를 침범하면서 이 중요한 작전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알바그다디는 거주지를 자주 옮겨왔고, 그는 (사망 전) 터키 국경 쪽으로 옮길 예정이었다"고 강조하며, 쿠르드의 도움이 없었다면 알바그다디를 놓칠 가능성이 컸음을 강조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식 미디어 알푸르칸이 공개한 영상에서 지난 4월 30일 캡처한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모습. [AFP=연합뉴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식 미디어 알푸르칸이 공개한 영상에서 지난 4월 30일 캡처한 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모습. [AFP=연합뉴스]

 
"우리의 정보원이 작전을 조율하고 (급습을 위한) 낙하지점을 지시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작전 성공을 위해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SDF의 마즐럼 코바니 장군도 이날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보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27일 알바그다디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시리아 쿠르드군이 "일정 부분 우리를 지원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감사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DF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SDF와 함께 무슨 일을 벌였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은신처에 병력을 투입해 작전을 수행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특수부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그다디의 유해는 안전한 장소로 옮겨져 법의관을 통해 DNA 분석작업을 마쳤다"며 "시신은 안전하게 처리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 국방부 관계자는 알바그다디의 유해가 수장됐다고 밝혔다. 보안상의 이유로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2011년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 또한 파키스탄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된 뒤 바다에 수장된 바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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