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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근로자 몰린 혁신도시, 농촌 지자체 인구증가 효자로

중앙일보 2019.10.29 11:34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 위치한 진천음성 혁신도시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전했다. [중앙포토]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 위치한 진천음성 혁신도시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전했다. [중앙포토]

 
충북 진천의 한 냉동기기 제조업체에 다니는 회사원 안모(35)씨는 충북 혁신도시에 산다. 충남 천안에 있던 회사가 진천으로 이전하면서, 거주지를 알아보던 중 출퇴근 거리가 5㎞인 혁신도시에 아파트를 마련했다. 안씨는 “쾌적한 아파트 단지와 생활 편의시설이 갖춰진 혁신도시가 회사 근처에 있어 이직하지 않고 진천에 터를 잡았다”며 “진천읍이나 덕산면 등 구도심보다는 공공기관 입주와 더불어 마트나 영화관 등 도시 인프라가 형성된 혁신도시를 거주지를 정했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 최근 1년 인구증가율 4.46% 전국 4위
새아파트·대형마트·영화관…근로자 정착 선호
기숙사 거주·원거리 통근, 혁신도시 거주로 대체

 
기업유치를 통해 인구를 늘리려는 자치단체가 혁신도시 효과를 보고 있다. 외지에서 온 이전 기업 근로자가 인구증가를 주도하는 충북 진천군 얘기다. 진천군은 새 아파트 단지와 학교, 체육시설, 영화관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 혁신도시가 기업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주민등록시스템에 따르면 9월 기준 진천군의 주민등록인구는 8만933명으로 최근 1년간 4.46%(3454명) 증가했다. 광역시를 제외한 122개 시ㆍ군을 기준으로 하면 4위에 해당한다. 수도권 자치단체인 경기 하남시(1위)ㆍ화성시(2위)ㆍ시흥시(3위)의 뒤를 잇고 있다. 최근 4년간 진천군 인구증가율은 20.5%를 나타내며 증가 추세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전경. [사진 진천군]

충북 진천군 진천읍 전경. [사진 진천군]

 
진천군은 기업유치를 인구 늘리기의 주요 시책으로 삼았다. 진천군 덕산면에 위치한 충북혁신도시 반경 6㎞ 내에 2014년 이후 신척산업단지, 산수산업단지, 케이푸드밸리 산업단지 등 대형 산단이 조성됐다. 이곳엔 129개의 제조업체가 들어섰다. 군은 최근 3년간 5조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하며 CJ제일제당, 한화큐셀 등 우량기업을 유치했다. 이들 기업은 6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이주 직원들은 기숙사에 살거나 진천에 전입 신고를 한 뒤 집을 얻은 경우가 많다.
 
전복근 진천군 인구통계팀 담당은 “기업을 끌어오더라도 정주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통근 버스로 출퇴근하거나 기숙사에 살면서 지역 내 소비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혁신도시가 생기면서 이전 기업 직원들이 가족을 데리고 체류할 수 있는 여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천군 전략사업담당 관계자는 “진천군은 수도권과 가깝고 국토의 중앙에 있어 제조업체가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며 “농촌 지역임에도 도시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신도시가 있다면 기업에 입지조건을 설명할 때 수월할 수 있다. 공공기관 분산을 위해 만들어 놓은 혁신도시가 기업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혁신도시는 진천과 음성 등 2개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진천에 포함된 혁신도시 인구는 지난 6월 기준 1만6320명으로 지난해 말(1만3704명)과 비교해 2600여 명 늘었다. 곽동한 진천군 혁신도시지원팀장은 “충북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직원 이주 비율이 저조한 데 반해 기업체 근로자들이 혁신도시로 몰리면서 전체 인구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와 진천군은 지난 7월 진천 문백면 일원에 건설자재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지산그룹과 8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했다. 왼쪽부터 송기섭 진천군수,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이시종 충북지사. [연합뉴스]

충북도와 진천군은 지난 7월 진천 문백면 일원에 건설자재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지산그룹과 8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했다. 왼쪽부터 송기섭 진천군수,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이시종 충북지사. [연합뉴스]

 
진천군은 최근 ‘인구 늘리기 시책 지원 조례’를 개정해 지역으로 이사 온 기업에 지원금(직원 1인당 10만원)을 주기로 했다. 직원 5명 이상이 진천군으로 전입 신고를 하면 기업에도 최소 50만원의 축하금을 주는 제도다. 기업 임직원은 일시 축하금 10만원을 받는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기업유치에 이은 일자리 창출이 지속하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산업인구의 정착을 돕기 위해 LH 공동주택 1600여 세대와 2700여 세대 규모의 성석미니신도시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진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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