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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 900년 금기 깨지나…“기혼남성도 사제직 허용” 채택

중앙일보 2019.10.29 06:29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남미 아마존지역 관련 이슈를 논의할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 개막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남미 아마존지역 관련 이슈를 논의할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 개막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톨릭교회의 900년 금기가 깨질까.  
 
최근 바티칸에서 폐막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에서는 기혼 남성에게도 사제품을 주는 권고안이 담긴 최종보고서가 채택됐다. 남미 아마존의 부족한 사제 해소 방안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노드 안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외신들은 “수백 년 로마 가톨릭 전통을 뒤집는 역사적 제안”, “사제독신 규율에 획기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 등의 평가를 내놨다.
 
사제독신제는 신앙적으로 사제가 온전히 하늘나라의 가치관에 대해 자신을 바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를 통해 교회법 규율로 명문화됐다. 이후 수백 년을 거치며 16세기에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오래전 수도자에서부터 시작된 이 전통은 독신 사제가 더 존경을 받아 4∼5세기부터는 가톨릭교회에서 이를 권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중세에 접어들어 교회 권력 부패 등 여러 문제가 생기자 개혁 차원에서 일반 사제들의 독신이 강조됐고, 이것이 규율 강제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모든 가톨릭교회에서 사제독신제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동방정교회나 영국 성공회에서는 기혼 성직자를 받아들인 지 오래다. 미국, 유럽지역 교회에서도 사제독신제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시노드의 보고서는 구속력 없는 일종의 권고안이다. 최종 결정 권한은 교황이 쥐고 있는데, 이런 결정사항을 담은 ‘사도적 권고’도 의무사항은 아니다.
 
사도독신제에 변화가 있다 해도 그 폭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권고안 자체가 사제독신제를 대폭 손질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사제 부족을 호소하는 남미 아마존 지역에 국한해 기혼 남성에게 예외적으로 사제직을 허용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교수인 박정우 신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노드 권고안은) 사제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기혼) 남성에게 사제직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아마존 기혼 사제 문제는 그런 차원에서 허용할 가능성 크다. 교회 전반적으로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시노드 보고서는 아마존 내 여성 부제를 인정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공식적으로 여성 사제는 물론 여성 부제도 인정하지 않는다. 사제가 주교, 신부를 말한다면 부제는 신부처럼 미사나 성체성사를 주례하지는 못하지만 강론과 세례·혼인 성사는 집전할 수 있는 성직자를 말한다.  
 
가톨릭교회 한 관계자는 “남성 부제도 실제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제야 여성 부제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정도”라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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