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국 5000만원 송금 미스터리···靑 내부 ATM에서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19.10.29 05:00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외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외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 업체 주가로 수익을 얻어 구속된 가운데 검찰은 남편인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이 과정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 직접 투자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 교수가 투자한 업체 주가가 최고가를 찍기 직전에 조 전 장관이 청와대 근처 자동입출금기(ATM)을 이용해 5000만원을 출금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법조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조 전 장관이 2018년 1월 하순 청와대 ATM에서 5000만원을 정경심 교수의 계좌에 넣은 기록을 확보했다. 해당 기록은 지난달 23일 정 교수의 자택과 계좌를 압수수색하면서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계좌 입출금 정보에는 상대방이 보낸 ATM 주소가 있다”며 “정 교수 계좌에 5000만원을 송금한 ATM 장소가 청와대 근처라 검찰도 눈여겨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019년 3월에 관보에 공개한 조 전 장관의 재산 내역에 따르면 2018년 A은행 예금이 5361만원 감소했다. A은행은 청와대 내부 101경비단에 ATM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민간인도 들어갈 수 있는 청와대 입구에는 다른 은행 ATM이 설치돼 있지만 청와대 직원들만 갈 수 있는 내부 ATM은 A은행만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 있는 A은행 ATM. 청와대 직원만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 A은행 홈페이지]

청와대 내부에 있는 A은행 ATM. 청와대 직원만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 A은행 홈페이지]

최근 보이스피싱 사건이 기승을 부리면서 각 은행은 ATM에서 1회 이체 한도를 600만원, 1일 한도는 3000만원으로 정해놨다. A은행 관계자는 “사전에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한도 상향을 신청하면 5000만원 송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로부터 청와대 내부 ATM의 폐쇄회로(CC)TV 자료를 검찰이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최근에 보이스피싱 사건 때문에 수사기관이 수시로 CCTV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개별 건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이 보낸 5000만원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 돈이 정 교수가 2차 전지 업체인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2만주(6억원 상당)를 차명으로 사들이는 데 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이런 논란에 “WFM 주식 거래는 알지도 못하고 관련도 없다”고 해명했다.

 
정 교수가 WFM 주식을 동생인 정모(56)를 통해 확보한 시점은 2018년 1월 하순으로 전해졌다. 이 시점은 WFM 주식이 장중 최고가(7500원)를 찍은 2월 9일 직전이다. WFM은 1월 31일 2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18억원 상당 2차 전지 양산 토지‧건물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산 변동 내역이 공개된 2019년 3월 대한민국 관보[사진 전자관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산 변동 내역이 공개된 2019년 3월 대한민국 관보[사진 전자관보]

WFM은 2018년 1월에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코링크PE는 정 교수가 딸‧아들과 함께 투자한 사모펀드(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다. 구속된 조 전 장관 5촌 조카인 조범동(37)씨가 코링크PE의 실질 대표였다. 코링크PE는 2017년 10월에는 WFM경영권도 인수했다. WFM은 1월 22~26일 중 4일에 걸쳐 5번 장외매수를 통해 코링크PE가 주식을 5000원 가격에 126만주(63억원 상당)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이런 주식 매매에서 ‘5000만원’이라는 거래가 유독 눈에 띈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 초기에 사모펀드 업계 측이 외부로 제보한 코링크PE 내부 회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23일 이모씨와 박모씨가 각각 5000만원을 송금한다. 같은 날 변모씨가 10억원씩 3번, 30억원 1번을 보내거나 진(JIN)이라는 성을 쓰는 영문 표기의 중국식 이름을 가진 사람이 10억씩 5번을 보낸 흐름과는 다르다. 또 다른 이모씨가 99억원을 한 번에 보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 “5000만원을 보낸 이모씨나 박모씨가 정경심 교수 측의 차명 투자가 아닌지 검찰 수사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WFM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23일은 주식 60만주(3억원 상당)가 코링크PE에 장외 매수된 시점이다.  

 

김민상‧정진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