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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40명, 20평 무대서 춤췄다…‘34명 사상’ 광주 클럽 붕괴는 인재(人災)

중앙일보 2019.10.29 05:00
지난 7월 27일 광주광역시 C클럽 내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후 손님들이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7월 27일 광주광역시 C클럽 내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후 손님들이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프리랜서 장정필

"마찰 피한다" 외국인만 위층 무대에

지난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 붕괴 사고로 34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C클럽 업주들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업주들은 불법 증·개축된 주점 안에 과다하게 손님을 입장시키고도 단 한 명의 안전요원도 배치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광주 '붕괴클럽' 업주들 기소
부실 설계·자재…안전요원 ‘제로’
뒤틀리고 찢어진 자재…용접 미흡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훈영)는 28일 광주 서구 C클럽의 전·현직 운영자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부실하게 내부 증축공사를 한 뒤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채 많은 사람을 출입시켜 붕괴사고로 3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혐의다. 검찰은 C클럽 건축물 정기점검 관계자 2명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광주 C클럽은 지난 7월 27일 불법 증·개축된 68㎡의 복층 구조물이 무너져 손님 2명이 숨지고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선수 등 34명이 다쳤다. 검찰은 부실한 설계·시공과 허술한 건축 자재, 돈벌이에만 급급한 안전불감증 등이 맞물려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붕괴 참사가 난 복층 구조물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불법증축됐다. 무대 하부에 기둥을 설치하지 않고 천장에 매단 방식으로 설계해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물이다. 공사 역시 무자격자에게 맡긴 탓에 붕괴 직후 구조물 잔해에서는 미흡한 용접 술로 인한 뒤틀림과 찢어짐, 천공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이 지난 7월 27일 붕괴 사고가 난 광주 C클럽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이 지난 7월 27일 붕괴 사고가 난 광주 C클럽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당 35㎏만 버티는데…123㎏ 쏠려

C클럽의 예고된 참사는 각종 안전성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 강구조학회 측은 C클럽의 복층 구조물이 안전기준을 충족하려면 1㎡당 3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무너진 복층 구조물은 1㎡당 35㎏의 하중만 견딜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과수 등은 참사 당일 복층 구조물에서는 40여명이 춤을 추고 있었고, 면적 1㎡당 123㎏의 하중이 쏠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당일 복층에 유독 많은 하중이 쏠린 것은 외국인들을 대거 위층으로 입장시켰기 때문이다. C클럽 업주들은 복층 구조물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맞아 몰려든 외국인을 내국인과 분리하는 공간으로 사용했었다. 이들은 경찰에서 "내국인과 마찰을 피하려고 외국인 손님들을 복층으로 올려보냈다"고 진술했다.
 
C클럽의 허술한 안전관리도 원인이었다. 일반음식점이던 C클럽이 유흥주점처럼 운영할 수 있게 했던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허용한 조례'에 따르면 C클럽에 동시 입장 가능한 인원은 349명이었다. 하지만 사고 당일 C클럽에는 12%(44명)가량 많은 393명의 손님이 있었다. 영업장 면적 100㎡마다 배치해야 하는 안전요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C클럽이 2016년 7월 춤 허용업소로 지정받을 때 신고한 안전요원 6명은 모두 퇴사한 상태였다.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지난 23일 오전 2시39분쯤 광주 서구 한 클럽에서 복충 구조물이 무너져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클럽 내 손님들이 무너진 구조물을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모습.(광주지방경찰청 제공)2019.7.28/뉴스1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지난 23일 오전 2시39분쯤 광주 서구 한 클럽에서 복충 구조물이 무너져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클럽 내 손님들이 무너진 구조물을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모습.(광주지방경찰청 제공)2019.7.28/뉴스1

 

허가 당시 안전요원들은 전원 퇴사 

검찰은 C클럽이 '춤 허용 조례'가 시행되기 전부터 유흥주점 허가를 받지 않고 일반음식점으로 운영해온 것도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C클럽은 원칙적으로는 술을 마시며 춤을 출 수 없는 '일반음식점'이다. C클럽은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11일 '춤 허용 조례'를 제정한 뒤 1주일만인 7월 18일 춤 허용업소로 허가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C클럽은 많은 손님을 받아 돈을 벌려는 욕심에 구조적 안전을 무시한 불법 증축행위를 거듭해 그곳을 찾은 20·30대의 젊은 피해자 2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생겼다"며 "피해자와 유족이 의료구조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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