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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건영씨'라 부르는 '文의 남자'가 총선 출마한다???!

중앙일보 2019.10.29 05:00 종합 8면 지면보기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에게 최근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윤건영(50)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내년 총선에 나올 거 같던데?“

그는 ”얼마 전 윤 실장과 만나 소주 한 잔 했는데, 본인이 그런 투로 말하더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국정상황실장(현재는 국정기획상황실장, 이하 국정상황실장)을 맡은 이래 윤 실장은 “나는 음지(陰地)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며 당 인사들의 면담 요청을 물리쳐왔다. 그래서 지난 2년5개월간 그를 봤다는 민주당 사람들이 드물다. 그런데, 이젠 당 쪽 사람을 만나기 시작한 듯 하다. 더군다나,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윤 실장은 임기 마지막까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할 참모로 공인된 상태다. 그런데 총선에 나온다니?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뉴스1]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뉴스1]

 
#윤건영의 거취, 왜 중요한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직급은 비서관이다.  청와대 비서관 한 명이 총선에 출마하는 게 뭐가 대수롭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거취를 단순히 개인 문제로 볼 수만은 없다.
일단  ‘국정상황실장’이란 자리 자체가 중요하다. 국정상황실은 각종 정보가 모이는 저수지다. 이 자리를 거쳐 간 사람이 장성민ㆍ전병헌ㆍ이훈(이상 김대중 정부),- 이광재ㆍ박남춘ㆍ천호선ㆍ이호철(이상 노무현 정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자리를 없앰) 정권 실세가 맡아왔다. 그래서 윤 실장의 거취나 후임자 모두 정·관가의 주목 대상이다.
윤 실장의 출마는 특히 청와대 권력 지형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다.
윤 실장은 ‘광흥창팀’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광흥창팀이란 문 대통령이 2016년부터 마포구 광흥창역 주변에 사무실을 얻고 가동했던 대선 준비실무팀. 이 곳에서 정무적 판단, 인물 영입, 선거전략, 조직, 메시지 등을 다듬었다. 윤 실장은 그 광흥창팀의 주축이었다. 광흥창팀의 상당수는 청와대에 입성했고, 윤 실장은 구심 역할을 해왔다. 그런 그가 청와대를 나온다면, 청와대 역학이 바뀔 수 있다. 꿈틀거리고 있는 당·청 쇄신론과 연결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추가 확인에 나섰다. 복수의 여권 인사들을 접촉했는데, 역시 “모른다”라거나, “나오겠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거의 노출되지 않는 윤 실장이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청와대 사정에 밝은 민주당 중진 A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더니 이렇게 말했다.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사실 출마설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 때는 주변에서 출마를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실장이 (국정상황실장을 더 하는 것을)힘들어해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B 의원은 그의 출마와 관련해 좀 더 확정적으로 말했다.

“나오는 건 정해졌다. 지역이 문제지. 지금 어느 지역으로 나갈지 저울질하는 상태라고 한다."
B 의원은 이렇게 말하는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했다.
 
#나온다면 어디로?
B 의원에 따르면 그의 출마 움직임으로 인해 물밑에서 들썩이고 있는 곳이 부천시라고 한다. 윤 실장은 지난 2015년 부천 소사구로 이사했다. 
부천시는 인구 83만의 도시다. 국회의원만 네 명. 원혜영(4선ㆍ부천오정) 김상희(3선ㆍ부천 소사) 김경협(재선ㆍ부천원미갑) 설훈(4선ㆍ부천원미을) 의원으로,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부천의 네 의원 중 원혜영 의원은 주변에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권 일각에선 그를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미는 기류도 있다. 원 의원 지역엔 김만수 전 부천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그는 윤 실장과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하며 가깝게 지냈다. 부천 원미갑 김경협 의원은 친문 핵심으로 꼽힌다. 그래서 이 두 지역은 윤건영 실장이 밀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자연, 출마할 경우 윤 실장이 현재 살고 있는 김상희 의원의 부천 소사나 4선 중진 설훈 의원의 부천 원미을이 될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B 의원의 설명.
 “시점은 잘 모르겠는데, 김상희 의원이 청와대에 전화해 ‘윤건영 실장이 여기(부천 소사)로 나온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청와대 측은 그때는 부인했다고 한다. 아직 지역이 정해진 건 아니니까 당연한 대답이었다. 그런데 그 얘기가 지역에선 ‘소사는 아니다’라는 식으로 돌면서, 이번에는 설훈 의원 측이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윤 실장의 부천 출마설이 수면 아래에서 확산한 계기가 있다.
 
올 초(2월 21일) 문 대통령은 유한대(옛 유한공전) 졸업식장을 전격 방문했다. 유한대가 위치한 곳이 바로 부천 소사구다. 이날 문 대통령의 유한대행을 수행한 참모가 바로 윤 실장. 국정상황실장이 대통령의 외부 일정에 동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국정상황실 업무와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행사였다. 이날 이후 부천 바닥에 윤 실장이 부천에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쫙 퍼졌다.
 
하지만 아직 부천 출마가 확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게 B 의원의 설명.
대통령 최측근이란 상징성을 생각할 때 그가 나온다면 당이 전략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몇 지역을 더 물색할 것이라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서울 구로을이다. 박영선 의원의 입각 및 총선 불출마 결정으로 비어 있는 곳이다. 비례대표인 이철희 의원에게 제안이 갔으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버려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다.

경기 광명을도 후보지로 꼽힌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민주당 당적으로 당선된 곳이다. 하지만 이 의원이 보수진영으로 말을 갈아타자 민주당은 이른바 ‘자객공천’을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윤 실장이 적합하지 않으냐는 게 B 의원의 주장이다.
아직 구체적인 지역을 논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민주당은 현역의원 가운데 ‘하위 20%’에 감점을 줘서 물갈이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위 20%에 어떤 의원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선택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 단, 부산 출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윤 실장은 부산 출신으로 고교(배정고)까지 고향에서 나왔다. 하지만, 험지 부산에 출마하려면 상당기간 공을 들여야 하는데, 윤 실장의 경우 현지에서의 활동은 전무한 상황이다.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윤 실장은 ‘대통령의 남자’라는 상징성이 워낙 강해 어느 지역에 나오든지 여야의 총력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 어느 지역에 출마하느냐를 논하기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공직자가 총선에 출마하려면 총선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내년 4·15 총선에 나갈 공직자 사퇴시한은 2020년 1월 16일.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둔다면 그보다 조금 시기를 당겨야 할 수도 있다. 두 달 남짓이면 출마지역까지 포함해 윤 실장의 거취가 드러날 것이다.  
2018년 5월 대북특사단으로 방북했을 당시. 왼쪽부터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18년 5월 대북특사단으로 방북했을 당시. 왼쪽부터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둘째 날.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서훈 국정원장이 회담 도중 나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둘째 날.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서훈 국정원장이 회담 도중 나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어떤 역할 했나…한일 갈등 국면서 대일특사도 다녀왔다  
만약 윤 실장이 총선에 출마하면 청와대 내 역학관계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책실이나 안보실을 제외한, 초기 대통령 비서실은 사실상 광흥창팀을 그대로 옮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을 만든 산파 역할을 했으니 약진은 당연한 수순. 1기 청와대 입성한 광흥창팀 주요 인사 면면이다.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전) ▶윤건영=국정상황실장(현) ▶한병도=정무수석(전) ▶송인배=제1부속실장(전) ▶신동호=연설비서관(현) ▶조용우=국정기록비서관(현) ▶조한기=제1부속실장(전) ▶이진석=정책조정비서관(현) ▶오종식=연설기획비서관(현) ▶김종천=의전비서관(전) ▶한정우=청와대 부대변인(현) ▶탁현민=의전비서관실 행정관(전). ( )안은 전ㆍ현직 구분.   
대선 전 광흥창팀의 좌장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었다. 하지만 양 원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잊혀질 권리’를 선언하며 백의종군을 하는 동안, 무게중심이 윤 실장으로 이동했다. 그 광흥창팀도 노영민 비서실장 체제의 2기 청와대가 짜이면서 이미 상당수의 핵심 수석과 비서관이 빠져나간 상태다. 여기에 윤 실장마저 총선에 출마한다면 대통령 비서실의 컬러가 확 달라진다. 남북문제, 외교현안, 정무적 사안까지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윤 실장이 빠질 경우, 대통령 비서실은 새로운 질서를 짜야 한다.
그의 대체재를 마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윤 실장이 외부에 노출된 몇 장면만 꼽아보면, 청와대 안에서 그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①입 무거운 대통령의 메신저=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일 지소미아(군사정보 보호 협정)의 종료 결정 이유를 설명하면서 “청와대는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친 고위급 특사를 일본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차장은 고위급 특사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무렵 일본을 다녀온 특사 일행 중 한 명이 윤 실장이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 직전에도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윤 실장을 평양에 특사로 파견했다. 특사는 대통령의 메신저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실장은 입이 무겁고, 오버하지 않기 때문에 민감한 대북 문제나 외교 문제에 그를 분신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②판문점에서 볼 수 있는 남자=지난 8월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ㆍ미 정상회담 전 윤 실장이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과 뭔가를 논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윤 실장은 회담 전 북ㆍ미와 소통한 뒤 당일 아침 8시에 판문점에 도착해 직접 경호ㆍ의전 등에 관한 막후 역할을 했다.  
윤 실장은 지난해 5월 26일 북한 판문각에서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도 배석했고,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고(故) 이희호 여사를 조문하러 판문점에 내려왔을 때도 출동했다. 좀처럼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윤 실장의 동선이 가장 자주 드러난 게 이처럼 판문점이다. 그래서 “판문점에 가면 윤건영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여권에 회자했다.  
③조국 정국에선 여론 수렴=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임명할지 말지 고심하던 지난 9월 8일. 두 개의 대국민 메시지(임명 때와 낙마 때)를 준비한 건 알려진 사실이다. 그때 문 대통령이 메시지를 만들라고 지시한 참모가 바로 윤 실장이었다. 메시지를 전담하는 참모들이 아닌 국정상황실장에게 지시한 것이다.  

윤 실장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준비한 것과는 별도로 국회 여론 수렴도 진행했다. 의원 보좌진과 주요 당직자 등이 대상이었다.

당시 윤 실장 전화를 받았다는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건영이형에게 ‘민심이 너무 안 좋다. 역풍이 너무 크다. 삐끗하다간 총선 전체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이 보좌관은 “당의 그런 기류는 윤 실장을 통해서 문 대통령에게도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윤 실장이니 대통령에게 직보가 됐을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었다.

 
윤 실장의 출마가 청와대 인적개편론과 연결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물론 지금은 ”청와대 개편은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서부터 인적개편을 뜻하는 '쇄신론'이 분출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철희·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당에는 쇄신론을 촉발시킨 상태다. 설령 쇄신론까지 나아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윤 실장처럼 총선 수요에 의하거나 청와대에 장기간 근무한 참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서실ㆍ안보실ㆍ정책실 부분 개편은 있을 수 있다.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고(故) 이희호 여사를 조문하러 내려왔을 때도 윤건영 상황실장은 판문점으로 향했다.[아래 사진 오른쪽 박지원 의원 뒤에 그의 모습이 보인다. [노동신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고(故) 이희호 여사를 조문하러 내려왔을 때도 윤건영 상황실장은 판문점으로 향했다.[아래 사진 오른쪽 박지원 의원 뒤에 그의 모습이 보인다. [노동신문]

 
#그러나…문 대통령, 윤건영을 놓아줄까

윤 실장 출마의 가장 큰 변수는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과 윤 실장은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만났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비서관으로, 국회의원과 보좌관으로, 대통령과 국정상황실장으로 16년간 줄곧 가까운 거리에서 있었다. 문 대통령과 그런 윤실장의 관계를 보여주는, 소소할 순 있지만 상징적인 이야기가 호칭이다.  
 문 대통령은 의원 시절 윤실장에게 보좌관을 맡기면서 그냥 보좌관이 아니라 ‘수석’ 자를 붙여줬다. 그럼에도 문재인 의원은 그를 ‘윤 수석’이 아니라 “건영씨”라고 불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하대(下待)를 하지 않는다. ‘건영아’라고 부르진 않았지만,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몇 안 된다고 한다. 더욱이 안보 문제부터 정책, 정무적 사안까지 청와대의 ‘24시간 워치독’ 역할을 해온 윤 실장을 문 대통령이 과연 놔줄까.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여권의 핵심인사는 “윤 실장이 빠진 자리를 메울 참모를 찾기가 쉽지 않아 대통령 주변에서 출마를 만류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윤 실장과 가까운 다른 여권 인사도 “정신적·육체적 소진이 심해 잠시 쉬고 싶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출마 희망은 당 사람을 만났을 때 하는 의례적 표현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들의 ‘체력 정년’은 1년이다. 특히 국정상황실장의 경우 새벽같이 출근해 24시간 팽팽히 대기해야 한다. 윤 실장의 경우 집에 못 들어간 경우도 숱하다고 한다. 윤 실장은 2003년부터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출발해 정무기획비서관까지 5년을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을 포함하면 청와대 근무만 7년 반째다. 어쨌든 그는 체력 정년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더욱이 그는 이미 2016년 총선에 출마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비문재인 계가 ‘친문 패권주의’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해오자 문 대통령 측근 6인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호철ㆍ양정철ㆍ차성수(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ㆍ김영배(전 청와대 민정비서관)ㆍ민형배(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그리고 윤건영 실장이었다. 
당시 윤 실장은 중앙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 나도 정치인인데”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방법이 이 것밖에 없다면, 내가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가도를 위해 국회의원의 꿈을 접긴 했지만, 미련이 남아있는 반응이었다.
통화에서처럼 그는 정체성을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이 선거가 다가오는데 지켜만 본다는 건 축구선수가 4년마다 오는 월드컵을 구경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년 전의 6인 가운데 자의로 불출마를 선택한 이호철ㆍ양정철, 둘을 빼놓곤 차성수ㆍ김영배ㆍ민형배 세 사람은 벌써 지역구에 내려가 있다. 윤 실장만 두 번 연속, 8년을 참아야 하는 건 가혹한 일일 수 있다. 그래서 밖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른 기류도 감지할 수 있다. 3년전엔 부득이 했지만 이번엔 문 대통령도 윤 실장이 음지에서 나와 양지(陽地)로 떠나는 걸 눈 감아줄지 모른다는.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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