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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이 불당긴 의원수 확대론, 황교안 “정의당은 불의당”

중앙일보 2019.10.29 00:07 종합 10면 지면보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둘째)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내대표, 황 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김순례 최고위원. 변선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둘째)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내대표, 황 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김순례 최고위원. 변선구 기자

300명이냐, 330명이냐.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두고 정치권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손학규도 “국회의원 30명 늘려야”
박지원 “인구·면적 대변” 증원 가세
민주당, 부정적 여론에 유지 입장
나경원 “심상정 밥그릇 본색 드러내”

이번 논쟁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27일 “(의원 정수는) 현행 300석의 10% 범위에서 확대하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심상정 대표 발의)은 의원정수를 300명으로 유지(지역구 253석→225석, 비례대표 47석→75석)하는 안인데 이를 바꾸자는 것이다. 심 대표는 28일에도 상무위원회에서 “예산 동결을 전제로 국회의원 정수 10% 이내의 확대를 검토하자는 것이 (지난해 12월 5당 원내대표가 이룬) 당시의 합의”라며 이를 공론화했다.
 
10%, 그러니까 30명 정도 의원 정수를 늘리면 비례대표 증가 폭(28석)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지역구 의석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선거구 획정을 두고 벌일 ‘제로섬 게임’을 피할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등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법안 공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의당이 “자기 지역구를 못 줄인다고 하니 비례대표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의원 정수 확대밖에 없다”(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바른미래당 일부와 대안신당 등 군소 야당도 정수 확대 주장에 가세했다. “국회의원 정수를 30석 늘리고, 정치권이 나서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원래 시민사회단체에서는 360석으로 늘리는 것을 권고했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 의원이 10%, 30명을 증원하자는 것은 균형 발전, 인구와 면적을 대변할 수 있는 길이다. 찬성한다”(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등의 논리다.
 
정수 확대 주장이 실현되려면 더불어민주당(128석)의 동의가 필수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300석 유지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해놨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론으로 300석이 되어있고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요구에 따라 의석수를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신중론을 폈다. 강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동의를 안 할 것이다. 매우 신중해야 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은 결사반대를 외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의도연구원은 의원 정수에 대해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길 바란다. 저희는 여론조사에 드러난 국민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정의당을 향해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얻기 위해 영혼을 팔고 민주당의 2중대가 돼 불의한 조국에 앞장선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 국민들은 그래서 불의당이라 부른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도 많다 줄이라는 게 국민의 목소리다. 그래서 (의원정수) 10% 축소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심상정 대표가 밥그릇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1987년 이후 국회의원 숫자는 대개 299명을 유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선거였던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서는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라’는 거센 여론에 떠밀려 의원 정수를 299명에서 273명으로 줄인 적이 있다. 300석 시대는 2012년 19대 국회 때 열렸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 수는 75석(1988년, 13대 국회)에서 47석(2016년, 20대 국회)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해왔다.
 
한영익 기자 hanyi@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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