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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룡과 싸우자” SKT·카카오 3000억 주식 맞교환

중앙일보 2019.10.29 00:05 경제 3면 지면보기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라이벌 관계로 떠올랐던 SK텔레콤과 카카오가 한 배에 올라탔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28일 “두 회사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사업과 서비스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협력까지 망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유튜브·넷플릭스 맞서 전략적 제휴

“통신·쇼핑·콘텐트·AI·금융 협력”
7500만 이용자 바탕 시너지 기대

지분 맞교환은 SK텔레콤이 3000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된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T와 대표 인터넷 기업인 카카오는 그동안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음원 서비스인 플로(SK텔레콤)와 멜론(카카오),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누구와 카카오아이, 택시인 티맵택시와 카카오택시, 내비게이션인 티맵과 카카오내비 등이다. 여기에 카카오의 보이스톡 기능과 SK텔레콤의 바로로밍 등도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사업 분야다.
 
이런 두 회사가 ‘오월동주(吳越同舟, 적대 관계가 이익을 위해 뭉침)’를 선언한 까닭은 무엇일까. 두 회사는 “최근 ICT산업의 국가·사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룡은 외국기업인데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같이 협력하며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이 국내 플랫폼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ICT 기업간 시너지를 내 경쟁력을 키우겠단 논리다.
 
SKT-카카오 지분 맞교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SKT-카카오 지분 맞교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를 통해 두 회사는 향후 ▶통신 ▶커머스(쇼핑) ▶디지털 콘텐트 ▶미래 ICT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5G에 맞는 특화 서비스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머스(쇼핑) 분야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와 카카오의 쇼핑 기능을 연계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콘텐트 분야에선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인 웨이브에 카카오가 보유한 콘텐트와 콘텐트 제작 역량을 결합한다. 카카오는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드라마 등 영상 콘텐트 제작사인 카카오M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M은 배우 이병헌(BH엔터테인먼트)과 현빈(VAST엔터테인먼트), 박서준(어썸이엔티), 공유·공효진(매니지먼트 숲) 등이 소속된 기획사와 영화사 월광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AI, 사물인터넷(IoT), 금융 등의 영역에서 협력한다. 두 회사 관계자는 “두 회사의 AI 플랫폼을 통해 얻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AI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정기적으로 만나 두 회사가 어떤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계속 논의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덩치와 인력, 자본 싸움에서 밀리는 R&D 영역에서 ▶공동 연구 ▶겹치는 R&D 분야의 역할 분담 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3124만명의 SKT 가입자와 카카오의 4417만명 MAU(월 활성 이용자 수)를 합치면 7541만명에 달한다”며 “AI·게임·모빌리티·챗봇·자율주행 등 중장기 신사업 영역에서 다양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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