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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손은 잡아서 뭐해요"…공수처법 두고 여야 입장차 팽팽

중앙일보 2019.10.28 15:44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28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28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손은 잡아서 뭐해요.”
 
28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한 말이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했다. 회의 시작 전 문 의장이 나경원·이인영 두 사람에게 악수를 권하자 나 원내대표는 손을 내미는 대신 “잡아서 뭐하냐”는 말을 했다. 거듭된 권유에 악수가 이뤄지긴 했지만, 이날 회동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고, 양보는 없었다. 문 의장은 사진촬영 직후 나 원내대표에게 “발목 잡힌 것보다 손목 잡힌 게 더 낫다”는 농담을 건넸다. 이후 45분간 회의가 이어졌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여야 원내대표 3인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국회의장실을 나왔다.
 
이날 주제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안이었다.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약속이나 한 듯 각각 기자들에게 “정리된 게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회의 숙려기간이 오늘로 종료된 것으로 보고 내일부터 부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문 의장께) 드렸다”며 “(다만) 다른 정당 원내대표들은 다른 의견을 말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장해 온 ‘29일 자동 부의’ 논리 반복이다.
 
나 원내대표는 “내일 부의는 불법임을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안 그래도 패스트트랙의 모든 절차가 불법과 무효로 점철돼 있다. 이 불법적인 부의에 대해서 할 수 없이 법적인 검토를 거치고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입법조사처가 헌법학자 9명에게 물어본 것에 대한 답변도 7명이 내일 부의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도 강조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왼쪽)?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0.28 변선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왼쪽)?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0.28 변선구 기자

 
오 원내대표 역시 기본적으로 ‘29일 부의 부적절’ 의견을 냈다. 그는 “(29일 부의는) 기본적으로 패스트트랙이 갖는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최초로 헌정 역사에 남기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주십사 (문 의장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현재 패스트트랙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선거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다. 이날 회동에서 문 의장은 29일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을 직권으로 부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한다.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여당 기조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의장은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법제실 등 내부 기구에 이어 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에게까지 요청해 29일 법안 부의가 가능한지를 자문받았다. 국회 관계자는 “문 의장이 검찰개혁 법안을 부의하더라도 상정은 하지 않고 여야 합의를 촉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9일부터 본회의에서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공수처법 이달 말 처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한국당 제외 야당 공조”를 요청한 바른미래·대안신당·정의당·민주평화당 등은 지난 23일 공수처법 우선처리를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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