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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 처리 안된다"···한국당, 공수처법 자동 부의 저지 나섰다

중앙일보 2019.10.28 15:3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 토론회에서 주호영 의원과 대화를 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 토론회에서 주호영 의원과 대화를 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안을 포함한 ‘사법개혁안’이 29일 본회의에 부의될 가능성이 커지자 한국당은 ‘불법ㆍ날치기 처리’라며 저지에 나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선거법뿐 아니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중대한 법안을 날치기 처리하려 한다. 공수처는 좌파 독재로 가는 문을 활짝 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출발한 불법 패스트트랙 열차가 정차 역마다 무효, 불법, 기습, 날치기”라며 “29일 사개특위 본회의 안건에 부의하겠다고 하는데 90일간의 법사위 심사 기간을 무시하고 억지로 논리를 생산해 날치기 부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회법 제85조2에 따르면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트랙)’ 법안의 경우 소관 상임위에서 최장 180일을 거친 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체계·자구 심사로 90일, 이후 본회의에 부의돼 60일이 지나면 자동 상정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은 사법개혁법안이 법사위 고유 법안이라고 판단해 법사위에서 90일간 추가로 체계·자구 심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문 의장이 지난 7일은 “의장의 모든 권한을 행사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한 만큼 90일을 건너뛴 오는 29일 본회의에 법안의 부의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에 한국당은 이날 오전 당 회의뿐 아니라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패스트트랙 과정상의 불법성과 공수처 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행사를 주최한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공수처법이 가지는 의미는 양두구육(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이라고 본다. 정부·여당이 고위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공수처법을 만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론 검찰을 무력화하고 임기 후반이나 퇴임 이후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 공수처법”이라고 지적했다.  
 
세미나엔 김종민 변호사를 비롯해 임병수 전 법제처 차장과 임종훈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가 발제했고, 한국당에선 나 원내대표와 유기준·홍일표·김한표·박대출·강효상·정종섭·조훈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 법학자인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도 참석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 기관은 헌법에 따라 행정·사법·입법부 중 하나에 속하는 기구로 설치돼야 하는데 공수처 법안을 보면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이한 기구다. 헌법상 근거가 없다”고 했다. 또 “검찰은 헌법상 근거를 둔 국가 최고수사기관인데 헌법상 근거가 없는 공수처가 사건 이첩권 규정을 통해 검찰총장과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고 우월적 지위를 갖도록 규정하는 것도 헌법에 위배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전 법제처 처장도 공수처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관임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통과되면 국감에서 총리를 상대로 질문해도 답변을 할 수 없다. 국민에 의한 통제는 될 수 있도록 최소한 상임위라도 정해놔야 한다”고 했다. 임 교수는 “신속처리제도의 취지는 다수파에게 본회의에 의결하도록 기회를 주는 대신 소수 정파에겐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무조건 일부 기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180일과 90일 해석할 땐 소수 정파에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세미나를 듣던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 헌법이나 법적 측면에서 토론해야 하는데 너무 정치화돼 버렸다”고 아쉬움을 표한 뒤 “헌법을 보면 입법·행정·사법부가 있고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외에는 독자적으로 굴러가는 기구는 없다. 대통령의 임명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굴러가는 기구는 선관위처럼 헌법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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