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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3년 만에 보금자리 찾았다

중앙일보 2019.10.28 13:57
27일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이 3년 만에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한인타운 앞뜰에 안식처를 마련했다.

27일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이 3년 만에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한인타운 앞뜰에 안식처를 마련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평화의 소녀상이 27일(현지시간) 인근 버지니아주 한인타운인 애넌데일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워싱턴 소녀상 건립추진위는 이날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3)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애넌데일 한인타운 건물 앞뜰에서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워싱턴 소녀상은 2016년 11월 도착한 이래 건립장소를 마련 못 해 창고를 전전해오다 3년 만에 안식처를 마련했다.
 

2016년 11월 도착, 日 건립 방해 창고 전전
버지니아 애넌데일 한인타운 앞뜰 제막식,
길원옥 할머니 "열세살 모습 그대로 소녀상"

추진위 공동대표인 조현숙 워싱턴 희망 나비 공동대표는 "2016년 11월 16일 소녀상이 처음 도착했을 때 DC에 금방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힘든 과정이었지만 3년 전 소녀상 환영식에 참석했던 길원옥 할머니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오실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할머니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 교육을 받아내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직접 시 낭독을 통해 "우리 하느님이 수고했다고 이제 여기 쉬어도 좋다고 말씀하는 것 같다"며 "길원옥 모습 그대로 미국인과 한국인 곁에 내 지난 아팠던 역사를 뿌렸으니, 그 역사가 평화의 소녀상이 돼 이곳에 앉았다"고 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27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한인타운에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참석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27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한인타운에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참석했다.

이번 소녀상은 미국에 설립된 다섯 번째 소녀상이다. 2013년 7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북동부 글렌데일시 시립공원에 소녀상이 처음으로 설립된 뒤 미시간 주 사우스 필드 한인문화회관, 조지아 주 브룩헤이븐 블랙번 메인공원, 뉴욕 맨해튼 뉴욕한인회관에 소녀상이 설립됐다. 
 
건립 추진위 측은 지난 3년 동안 워싱턴DC와 인근 메릴랜드의 한 대학 등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지만 일본 정부 측 방해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소녀상 건립은 지난 8월 15일 소녀상 나들이 행사 때 소식을 접한 한인 건물주가 장소를 제공해 가능했다고 한다.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목표인 워싱턴 시내 소녀상 건립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개인 부지를 내놓겠다는 교민도 있고, 워싱턴 DC 내의 한 대학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막식에 참석한 저스틴 페어펙스 버지니아주 부지사는 "우리는 2차 대전 중 20만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겪은 고난과 고통을 세계가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곳 소녀상은 어린 소년·소녀들에게 이 같은 역사를 절대 반복해선 안 된다는 약속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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