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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블록체인 플러스’ 첫 작품은 ‘당원 초심’ 강화

중앙일보 2019.10.28 13:11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중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중국 공산당원의 당성(黨性) 강화 교육에 응용하는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정치국 위원이 모두 참석하는 집단학습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은 물론 모든 민생에도 응용하라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주장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정치국 위원이 모두 참석하는 집단학습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은 물론 모든 민생에도 응용하라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주장했다.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지난 24일 열린 집권 2기의 정치국 제18차 집단학습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은 물론 “교육과 취업, 양로, 의료, 식품안전, 빈곤타파 등 민생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응용하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탐색하라”고 강조했다.

시진핑의 블록체인 언급 이틀 만에
블록체인 기술과 당원 교육 결합한
‘체인 위의 초심’ 웹사이트 오픈
블록체인 일상화로 세계 패권 야심

2015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모든 전자 기기에 인터넷을 더하자는 ‘인터넷 플러스’를 주장한 데 이어 이번엔 시 주석이 블록체인 기술을 생활 전반에 이용하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들고나온 것이다.
이 같은 시 주석의 주문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민망(人民网)은 중국 공산당 신문망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공산당원의 당성을 강화하는 웹사이트인 ‘체인 위의 초심(初心)’을 제작해 선보였다.
‘초심’은 2017년 제19차 당 대회 이후 시 주석이 계속 강조하는 말이다. 처음 공산당원이 됐을 때 가졌던 “인민을 위해 일하겠다(爲人民服務)”는 마음을 잃지 말라는 주문이다. ‘체인 위의 초심’ 웹사이트는 당원의 초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6일 중국 인민망과 중국 공산당신문망이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당원의 초심을 잊지 말자는 제품을 만들어 선보였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6일 중국 인민망과 중국 공산당신문망이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당원의 초심을 잊지 말자는 제품을 만들어 선보였다. [중국 인민망 캡처]

당원이 이 웹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의 ‘초심’을 기록하면 ‘초심’ 블록이 생성되고 이는 영구히 변경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후 당원은 한 개의 온라인 비밀 열쇠를 받으며 세 개의 선택권이 주어진다.
첫 번째는 자신이 적은 초심을 인터넷 ‘타임캡슐’에 넣어 보관하다가 매년 자신이 입당한 날이나 중국 공산당 창건일 등 어느 특정한 날에 온라인 비밀 열쇠로 타임캡슐을 열어 자신의 초심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웹사이트 내 ‘초심벽(wall)’에 직접 자신의 초심을 적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다른 당원 모두가 나의 초심을 지켜보면서 나의 초심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초심을 적은 뒤 이를 미래의 나에게 메일로 보내는 방법이다. 물론 메일을 수신할 미래의 날짜를 미리 설정한다. 미래의 나에게 부쳐진 메일은 ‘인민당건운(人民黨建云)’이라는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때 온라인 비밀 열쇠는 필요하지 않다.
시 주석의 “블록체인 중요” 언급 이틀 만에 나온 웹사이트 ‘체인 위의 초심’은 결국 9000만 명에 육박하는 중국 공산당원이 블록체인 기술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당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게 목적인 것이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생활 속에 접목하는 시 주석의 ‘블록체인 플러스’ 주문이 지향하는 건 뭔가. “블록체인 표준화 연구를 강화하고 국제적인 발언권과 규칙적인 제정권을 높이라”는 시 주석의 말에서 보이듯 새로운 산업에서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야심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모든 전자 기기에 인터넷을 더하자는 '인터넷 플러스'를 2014년 주장한 데 이어 이젠 시진핑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기술을 민생에 응용하자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주장해 눈길을 끈다. [로이터=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모든 전자 기기에 인터넷을 더하자는 '인터넷 플러스'를 2014년 주장한 데 이어 이젠 시진핑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기술을 민생에 응용하자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주장해 눈길을 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 주석의 블록체인 강조가 갑작스러운 건 아니다.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해 5월 중국과학원 행사에 참석해 “블록체인은 인공지능, 양자(量子)정보,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새 시대 정보기술의 대표 주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중국은 그동안 암호화폐의 채굴과 거래를 금지해왔지만, 내부적으론 엄청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인민은행 소속의 중차오(中鈔)신용카드산업발전유한공사가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2017년 2월엔 인민은행 발행의 법정 디지털 화폐가 시범적으로 운영됐고 2018년 3월 인민은행은 블록체인등록오픈플랫폼(BROP)을 성공적으로 건립했다고 선포했다. 올해 들어선 중국 10여 개 성·시가 블록체인 발전을 중요 업무에 포함하기도 했다.
푸젠(福建)성과 충칭(重慶), 창사(長沙) 등이 모두 블록체인을 디지털경제를 심화시키는 중요 부분으로 삼아 정책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윈난(云南)성의 경우엔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윈난을 블록체인 응용 고지로 삼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화웨이(華爲)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이미 27개의 특허를 획득한 상태다. 2016년 5개를 시작으로 2017년 11개, 2018년 10개, 그리고 올해 1개 등 블록체인과 관련해 모두 27개의 특허를 중국국가지적재산권국으로부터 받아놓고 있다고 둬웨이는 전했다.
시 주석이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말한 이후 세계는 비트코인 등 금융 부문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지만, 중국은 ‘블록체인 플러스’ 즉 블록체인 기술이 산업은 물론 민생 등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끼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인터넷 플러스’ 정책을 통해 지난 4년간 급속한 성장을 이룬 데 이어 이젠 시 주석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이용해 4차 산업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려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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