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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노령연금 두 배인 청년연금?…구직지원금, 거의 생활비로 사용

중앙일보 2019.10.28 11:59
고용노동부는 3월부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제도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올해 2월 한 구직자가 채용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3월부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제도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올해 2월 한 구직자가 채용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청년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만든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하 청년 지원금)이 실제는 식비와 물품 구매, 이·미용 같은 생활비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초노령연금과 다를 바 없는 청년연금이란 말이 나온다.
 
청년 지원금은 올해 신설됐다.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미취업 청년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기초노령연금은 25만여원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업성과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24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청년 지원금이 시행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의 비율이 16.9%에서 25.3%로 8.4% 포인트 줄었다.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는 경우에도 일수와 시간이 각각 7.5%, 6.3% 감소했다. 청년들은 '경제적 부담이 줄어 구직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81.7%)'고 응답했다. 정부가 돈을 주니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거나 줄이고 구직활동을 했다는 얘기다. "공부하는 사람은 시간이 금인데, 주말에도 일하느라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뺏겼다"(소방관을 희망하는 청년), "일하던 시간에 공부에 투자하게 돼 부담을 많이 덜었다"(중고교 교사를 희망하는 청년)라고 조사과정에서 얘기했다.
 
조사에선 청년 지원금 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89.2%가 구직활동이나 취업준비를 했다면 청년 지원금이 생긴 뒤에는 97.5%가 구직·취업준비를 했다고 응답했다. 8.3%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직접 구직활동에 나선 경우는 청년 지원금 전 38.5%이던 것이 44.9%로 6.4%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지원금을 받은 사람의 평균 구직활동 횟수는 3.13회에서 3.44회로 불과 0.31회 늘었다. 고용부에선 이를 두고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취업준비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정책목적과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한데 청년 지원금의 용처를 보면 이런 분석과 꼭 맞아 떨어지는 건 아니다. 지원금 대부분이 식비와 물품 구매 등에 사용됐다.
 
식비가 33.3%, 소매유통 27.4%, 인터넷구매에 13.3%를 썼다. 교통비, 문화여가비, 의료비, 이·미용 등이 뒤를 이었다. 고용부는 "1회 사용금액이 1만6000원으로 일반적인 소비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실제 취업 준비에 쓰는 경우도 있다, 공무원을 꿈꾸는 경기도의 청년은 "거의 독서실 비용으로 쓴다"고 답했다. 고용부 조사 결과 학원비와 공간대여 같은 것에는 각각 횟수로 0.5%를 쓰는 데 그쳤다. 다만 학원비와 공간대여비는 10만~20만원 대로 평균 사용금액은 높았다.
 
이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청년이라면 무조건 주는 생활보조비"라며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25만원)과 다를 바 없는, 금액은 두 배에 달하는 청년연금"(익명을 요구한 경제학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경제학자는 "4대 보험 지원과 같은 시스템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돈을 써야 하는데, 중독성 강한 단기 포퓰리즘에 정책과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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