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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대1’ 세종시 승리로 끝난 데이터센터 유치전 막전막후

중앙일보 2019.10.28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지난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지어진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각’의 전경. [사진 네이버]

지난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지어진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각’의 전경.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지난 25일 제2데이터센터 부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세종시를 최종 낙점하면서 4개월간의 유치 쟁탈전도 일단락됐다. 부지 선정을 총괄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태스크포스(TF)를 지난 21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에서 만났다. 고정범(40) 리더, 조광민(36) 매니저, 정용희(33) 매니저다. 지난 6월 용인시 공세동 사업 철수때부터 최종 선정까지의 뒷얘기를 들었다.
 

“악수 한번만 하자, 식사 어떠냐”
지자체 수십 곳서 만나달라 제안
묘지·가스저장소 있는데도 신청
현장 가보니 40%만 부지 자격

용인 공세동 주민 일부가 ‘전자파 유해시설’이라며 반대했다.
“데이터센터는 오히려 전자파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는 시설이다. 자기장에 영향을 받으면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래전파공학연구소와 세계 최초로 전자파 측정까지 해봤다. 1밀리가우스(mG) 이하로 일반 가정집 밥솥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수도권에 있는 데이터센터가 100개가 넘는다. 아파트에서 20~30m 떨어진 곳, 내부에 어린이집이 있는 곳도 있다. 위험시설이었다면 벌써 문제가 됐을 거다.”
 
다른 오해는 없나.
“부지를 제안했던 지자체가 ‘폐수가 나오진 않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물이 많이 필요한 이유는 서버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 때문이다. 98%가 가습기처럼 대기 중으로 사라진다. 고용 창출 효과가 없다며 미움받기도 한다. 3차 산업인 제조업도 스마트공장이라며 무인화 추세인데, 4차 산업의 기간 시설에 과거의 잣대를 대는 게 안타깝다.”
 
공개모집 과정은 어땠나.
“용인 철수 결정 후 의향서만 154개가 왔다. 이 중 96곳이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반의 견고함 등 안전성, 인프라 용이성, 지역 조례와 법규, 경제성, 주변 환경 등을 모두 같은 비율로 고려했다. 부지 요건을 만족한 곳만 현지실사를 갔다. 외부 부동산 컨설팅사 포함 2~4명씩 팀을 지어 각각 경기 서쪽-충청-전라 루트와 강원-경상 루트를 다녀왔다. 3~4주쯤 걸렸다. 보안 유지를 위해 업무 공간에 가방을 들고 들어올 수 없게 했고 외부 서류 반출도 금지했다.”
 
네이버의 두번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네이버의 두번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부지 요건을 만족한 곳이 얼마나 됐나.
“40%밖에 안 됐다. 가정용 에어컨 10만대를 돌릴 수 있는 전력량 20만 킬로와트(kW), 하루에 물 5100t 등을 끌어온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다.”
 
제안서와 현장이 매우 달랐다고.
“서류엔 묘지 언급이 없었는데 부지 주변에 분묘가 있어 유족과 이장 협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도시가스 저장소 같은 인근 위험시설을 인지하지 못한 지자체도 있었고 의향서 단계에선 과거 폐기물 매립지였던 땅을 제출한 곳도 있었다. 인터넷 지도 상엔 원형지로 나오는데 실제론 개발 공사 중이라 따로 확인 작업도 해야 했다. 경기 악화로 방치된 산업단지 부지에 풀과 쓰레기가 무성한 경우도 봤다.”
 
심사 내내 뒷소문이 많았다고 들었다.
“세간에 떠돌던 소문 중 95%가 가짜였다. 10개 후보지가 뽑힌 뒤엔 ‘본사와 가까운 수서역에서 가기 편한 SRT 라인만 뽑혔다’ ‘전라권은 아예 없다’는 말이 나왔다. SRT 라인 중 떨어진 곳도 있다. 전라권은 정말 간발의 차였다. 10위권 바로 뒤에 전라권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유치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나.
“‘한 번만 만나달라, 악수만 하자’ ‘식사 한 번 어떠시냐’ ‘부시장님 출발하셨다. 20분 후 도착한다’ 등 수십 곳서 만남 제안이 왔다. “외부에 나와 있다”고 둘러대면서 한 번도 안 만났다. 공정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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