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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회항"…제주항공기, 출발 전에도 '이상 징후'

중앙일보 2019.10.27 21:54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 제주항공]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 제주항공]

지난 25일 김해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다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출발 전에도 이상 징후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비·안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항을 감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25일 오후 7시 30분 부산을 떠나 김포로 향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07편 항공기는 오후 7시 25분 출발 준비를 마쳤으나 출발 직전 항공기 항법 고도 유지 시스템 스위치 점검 사유가 발생해 문제 해결을 위해 1시간 이상 출발을 늦췄다.
 
이후 이 여객기는 예정된 출발 시간보다 1시간 13분 늦은 오후 8시 43분 김해공항 게이트를 출발, 오후 8시 50분 정상 이륙했다.
 
그러나 7C207편은 이륙 9분 후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가 감지돼 기수를 돌려 김해 상공을 선회하다 회항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기내방송으로 비상착륙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승객 184명이 40분 이상 공포에 떨었다.
 
한 승객은 "이륙 후 10분 정도 지났을 때 항공기가 흔들리는 등 이상징후가 나타났고, 10분 더 지난 후에는 실내등이 꺼지고 '비상 탈출 가능성이 있다. 모든 짐을 버려야 하고 최대한 앞 좌석에 밀착해야 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회항 결정 후 승무원들이 비상착륙 가능성이 있음을 알렸고, 매뉴얼에 따라 승객에게 뾰족한 물건 치우기, 하이힐 벗기, 벨트 상태, 비상구 승객 임무에 대해 주시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위험 상황을 공지하고 대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과잉 대응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에도 기장이 직접 조종 장치를 조작해 수동 비행이 가능하지만, 야간 비행인 상황 등 안전을 우선 고려해 회항을 결정했다. 해당 항공기는 이륙 44분 후인 오후 9시 34분 김해공항에 다시 착륙하면서 '비상상황'은 마무리됐다.
 
한편 국토부는 이번 비상상황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조종사가 이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김해 상공에서 체공하기로 한 판단이 적절했는지와 최근 항공기 정비 기록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승객을 공포에 떨게 한 비상착륙 기내방송이 적절한 것이었는지도 함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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