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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손학규···그가 지명한 문병호 탈당, 호남계도 외면

중앙일보 2019.10.27 16:41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7일 탈당을 선언했다. 문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가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9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9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미래당은 통합도, 개혁도, 자강도 못 했다. 결국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유능한 수권정당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문 최고위원은 지난 5월 비당권파인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자 손 대표가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그는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의 ‘큰집’인데, 손 대표는 새 판 짜기엔 신경을 안 쓰고 당권 지키는 데만 신경을 쓰니 모든 게 안 된다. 굉장히 분개했다”며 “안철수 전 대표가 돌아와도 손 대표와 함께한다면 동참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앞서 문 최고위원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이 출범한 이후 한 달째 최고위원회에 불참해 왔다. 변혁 관계자는 “문 최고위원이 손 대표가 물러나고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을 앞에 내세우는 혁신방안을 손 대표에게 건의했으나 손 대표가 거부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귀국해 유승민 대표와 함께한다면 변혁에 참여할 수 있지만, 유 대표 단독으로 이끄는 변혁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탈당하자 "손 대표가 고립무원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당권파인 변혁(의원 수 15명)이 연내 탈당을 예고한 가운데, 당초 당권파(의원 수 9명)로 분류됐던 호남계에서도 “손 대표 체제론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호남계인 주승용 최고위원도 손 대표가 지난 5월 문 최고위원과 함께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임에도 최근 수개월 간 최고위에 불참하는 등 당권파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최고위원(왼쪽)과 손학규 대표. [뉴시스]

바른미래당 문병호 최고위원(왼쪽)과 손학규 대표. [뉴시스]

 
특히 당권파 내 호남계는 최근 대안신당 등과 접촉하면서 “제3지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안신당은 새 인물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손 대표 측은 “개별 입당은 가능하지만 대안신당과 당 대 당 통합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전국정당을 표방하려는 손 대표로선 대안신당과 합당할 경우, 호남계에 완전히 잡아먹히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매주 정례모임을 갖기로 한 당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모임이 당권파의 추가 이탈을 유도할지도 변수다. 
 
손 대표로선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을 추가 임명하며 ‘버티기’ 이외엔 현재 뾰족한 반전 카드가 없다. 당권파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최고위원을 임명해 당을 정상화할 것”이라며 “손 대표가 여러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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