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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 기술, 중국보다 4년 뒤졌다?

중앙일보 2019.10.26 06:36
아래 중앙일보의 김범수 인터뷰 기사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그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IT(정보기술)에서 DT(데이터 기술)시대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라고 했다(사진 클릭 확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어디서 많이 듣던 말. 그랬다, 마윈(马云)이다. 꼭 4년 전인 2015년 가을, 그는 항저우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범수 의장의 'DT 시대 도래' 발언
중국 마윈이 4년 전 제기했던 문제
한국에서는 갈길 먼 '타다' 서비스
중국에서는 이미 3년 전 보편화 돼
정부 규제가 인터넷 발전 발목
미래 예측하고 준비하는 지혜 필요

이젠 IT를 넘어 DT의 시대다

같다. 한국과 중국의 IT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 똑같은 발언을 했다. 4년의 격차를 두고 말이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이건 한국의 인터넷 기술이 중국보다 4년 뒤졌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마윈은 2016년 가을 항저우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이젠 IT를 넘어 DT의 시대다'라고 말했었다.

마윈은 2016년 가을 항저우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이젠 IT를 넘어 DT의 시대다'라고 말했었다.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마윈은 DT 시대를 미리 예견했고, 김범수는 DT시대의 도래를 확인한 것일 수 있다. 미래 예측과 현실 진단의 차이다.
 
그렇다면 4년의 격차는 마윈과 김범수의 수준 차이를 보여주는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에 한국과 중국의 인터넷 수준을 떠올리게 된다.
 
필자는 우리의 인터넷 기술 진보가 중국보다 2~3년 뒤지고 있다고 본다.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다.
 
2~3년 차이를 어떻게 증명하냐고?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오늘 택시 호출서비스 '타다'만 보자.
 
중국에서는 이미 2014년 거리에 등장했고, 2016년쯤에는 일반화된 서비스다. 핸드폰으로 택시 부르고, 결제한다. 핸드폰 없으면 택시를 못 탈 정도다. 돈 조금 더 내 고급 자동차(专车)를 부르면 '사장님' 대접도 받을 수 있다. 깨끗한 차, 말끔한 차림의 젊은 기사가 승객을 '사장님'으로 모신다. 한국의 택시와는 비교가 안 된다.
중국의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핸드폰을 통한 차량 호출은 오래 전 베이징 거리에서 일반화된 서비스다.

중국의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핸드폰을 통한 차량 호출은 오래 전 베이징 거리에서 일반화된 서비스다.

한국 '타다'는 아직도 절름발이다. 기존 질서를 파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 진보 과정에서 이익집단 간 이해충돌은 당연하다. 이걸 조정하는 게 정치가 할 일이다. 한국은 그게 안 된다. 정치가 신뢰를 받지 못하니 사사건건 집단행위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 혁신은 밑도 끝도 없다.
 
DT의 시대에서 데이터는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다. 그 데이터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얻어지게 마련이다. 중국의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이 하루 수 십만개 승객 정보를 축적하고 있듯 말이다. 그게 발전하면 AI가 된다.
 
'타다'도 제대로 운행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DT를 논할 수 있다는 말인가?
 
며칠 전 마윈의 알리바바 후계자 장융(张勇)은 항저우 행사에서 한 발 더 나갔다.

DT시대에서 이젠 DI의 시대로 가고 있다

이건 또 뭔가? 이제 겨우 'DT시대' 콘셉을 이해하고 '그쪽이야~'라고 외치고 있건만 중국은 "아니, 그 시대는 가고 이젠 DI시대가 온 거야"라고 말한다.
알리바바의 새로운 CEO 장융. 그는 "이제는 DT를 넘어 DI의 시대다"라고 선언했다.

알리바바의 새로운 CEO 장융. 그는 "이제는 DT를 넘어 DI의 시대다"라고 선언했다.

'Data Intelligence'. 장융은 앞으로의 인터넷 기술이 '데이터와 지능을 결합하는 시대'로 갈 것으로 본다. 데이터의 지능화 그 자체가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이 될 거라는 예견이다. AI가 우리 보편적인 삶으로 파고드는 그런 세상 말이다. 그들은 그렇게 또 다른 패러다임을 짜고, 준비하고 있다.
 
김범수의 말대로 이젠 DT의 시대다. 데이터가 권력이 되어가는 시대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정치적,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도 따라갈까 말까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주춤주춤 이다.
 
어쩌면 4년 후 또 다른 김범수가 나와 "이젠 DI의 시대다"라고 외칠지도 모른다.
 
'꼰대 정치'의 나라 청년 기업가의 비애다.
 
차이나랩=한우덕 기자

매일매일 따끈한 중국 이야기를 여러분 손바닥에 전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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