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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임시정부 지도자 동상 세운다

중앙일보 2019.10.26 05:00
청남대 대통령 기념관은 청와대를 60% 축소한 크기로 지었다. [사진 충북도]

청남대 대통령 기념관은 청와대를 60% 축소한 크기로 지었다. [사진 충북도]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끈 김구(1876~1948) 등 임정 지도자 동상이 세워진다.

충북도, 김구 등 임시정부 수반 8명 동상 제작
2022년 청남대 골프장에 임시정부 기념공원 건립
임시정부 관련 기록 전시…역사기록화도 제작

충북도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청남대에 임시정부 기념공원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청남대 골프장 1만6800㎡ 부지에 임시정부 역사교육관을 짓고, 임시정부 행정수반 8명의 동상을 세운다. 동상은 내년 4월 제막식을 연다. 임시정부 관련 문서와 자료, 활약상을 전시하는 역사교육관은 2022년까지 지상 2층 규모로 완공할 예정이다.
 
임시정부 기념공원 계획은 2017년 광복회 충북지회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장기영 광복회 충북지회장은 “임시정부를 세워 독립운동을 전개한 지도자의 얼굴과 관련 활동을 아는 이가 많지 않아 기념관 건립을 제안했다”며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모아놓은 청남대에 임시정부의 지도자격인 행정수반의 동상을 세워 후손들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청남대 임시정부 기념공원에 세워질 김구 선생 동상. [사진 충북도]

청남대 임시정부 기념공원에 세워질 김구 선생 동상. [사진 충북도]

 
임시정부 기념공원 광장에는 임정 행정수반 8명의 동상이 세워진다. 행정수반은 현재 정부의 대통령급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한 지도자를 말한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부터 1945년 광복 전까지 임정 지도자를 맡은 박은식·이승만(대통령), 이상룡·홍진(국무령), 김구·이동녕·송병조·양기탁(주석) 등의 동상이 제작된다.
 
임시정부는 대통령제→국무령제→국무위원제→주석제 등으로 변천을 거치며 운영됐다. 청남대 측은 집단 지도체제였던 임시정부에서 한 명의 행정수반을 선정하는데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동상 설립 대상자를 골랐다. 홍순영 청남대관리사업소 학예연구사는 “선출로 뽑은 임시정부 대통령과 국무령은 기록을 통해 지도자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고, 국무위원제하에서 임시정부 대표 역할을 한 주석도 행정수반으로 볼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청남대 본관 건물 전경. 청남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되기 전까지 대통령들이 휴가 기간 가족과 휴식을 취하며 집무를 했던 공간이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청남대 본관 건물 전경. 청남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되기 전까지 대통령들이 휴가 기간 가족과 휴식을 취하며 집무를 했던 공간이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동상 제작은 두 차례로 나눠 진행 중이다. 이승만, 박은식, 이상룡, 홍진, 김구 등 5명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제작으로 유명한 김영원 작가가 만들어 청남대 안에 보관 중이다. 이동녕, 송병조, 양기탁 등 3명의 동상은 초상조각의 대가인 한국교원대 이성도 교수가 지역 출신 작가와 함께 제작하고 있다. 행정수반 8명의 업적을 담은 역사기록화도 제작한다. 최근 전국 공모를 통해 8명의 유명 화가를 제작자로 선정했다. 그림마다 대표적인 독립운동 업적도 기록된다.
 
충북도는 내년 4월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전국 광복회원과 독립유공자 후손 등을 청남대로 초청해 동상 제막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남쪽의 청와대’란 뜻의 청남대는 1983년 건설됐다. 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호수 경치를 보고 감탄해 “이런 곳에 별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여름 휴가 등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상징인 청남대를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면서 2003년 4월 18일 청남대 소유권을 충북도에 이양했다.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남대 소유권을 충북도에 이양했다. 청남대 열쇠를 받은 당시 이원종 전 충북지사가 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남대 소유권을 충북도에 이양했다. 청남대 열쇠를 받은 당시 이원종 전 충북지사가 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사진 청남대관리사업소]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번 임시정부 기념사업으로 청남대가 역대 대통령과 임정 행정수반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통령 테마공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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