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쇼핑 지도가 달라졌다, 떨고 있는 대형마트

중앙선데이 2019.10.26 00:22 658호 1면 지면보기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올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첫 분기 적자다. 타개책을 고민하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21일 이마트의 새 대표이사로 강희석(50) 전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를 선임했다. 이마트 창사 26년 만에 외부 인사가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첫 사례다. 예년 정기인사보다 두 달을 당겼고, 임원 11명도 교체했다.
 

해외 직구, 온라인 구매 급속 확대
점포 매각 등 자구책 마련 안간힘

“이미 판세 기울었다” 분석도
선택 폭 넓어져 소비자는 편리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특히 저가 경쟁과 온라인 투자 등에 자의 반 타의 반 내몰려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재무 위험을 줄이고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 유동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점포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9524억원, 롯데는 공모 리츠로 1조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롯데리츠는 30일 증시에 상장한다.
 
쿠팡·티몬·이베이코리아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를 겨냥해 반격에도 나섰다.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 직장인 사이에서 특히 인기인 새벽 배송을 비롯한 온라인 배송을 확대하는가 하면 초저가(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 재정비(롯데마트), ‘대형마트+창고형 할인점’ 개념의 융합형 매장(홈플러스) 등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대형마트의 이런 생존 몸부림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미 전세가 기울었다는 평이 우세한 편이다. 유통업에도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백약이 무효 아닐까 싶어요”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1인 가구 급증, 해외 직접구매 포함한 온라인 쇼핑 확대 등으로 소비 지형도가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전략이 20%이고 실행이 80%”라며 이마트 인사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금껏 경영에 조언을 해온 사람을 대표로 뽑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대안이 부족했거나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연간 매출은 2015년 전년 대비 3.2% 감소를 시작으로 2016년 -1.4%, 2017년 -0.1%, 지난해 -2.3%로 하락세를 보였다. 유통 업계에서 차지하는 대형마트 매출 비중도 2015년 26.3%에서 지난해 22%로 감소했다. 이와 달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연평균 24% 넘게 성장해 지난해 113조7000억원(거래액 기준)에 이르렀다. 특히 국내 새벽 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3년 만에 40배로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 업체의 치열한 경쟁에 소비자는 즐겁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면 배송료 없이 집에서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상품을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아침 식사 직전인 새벽에 배송 받는 트렌드가 몇 년 사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관련기사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