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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 “2020년 업글인간 주목하라”

중앙일보 2019.10.25 00:04 종합 25면 지면보기
김난도 교수. [연합뉴스]

김난도 교수. [연합뉴스]

“현대인은 다양하게 분리되는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집니다. 이를 담아내는 ‘멀티 페르소나’라는 개념은 내년 소비 트렌드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서울대 『트렌드 코리아 2020』 출간
한 개인의 여러 정체성 강조
“소비시장, 5060세대 역할 커질 것”

김난도(56) 서울대 교수가 내년 소비 트렌드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로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다. 그는 2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미래의창)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멀티 페르소나는 가면을 바꿔쓰듯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며 서로 다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다층적 자아를 뜻한다”며 “이는 현대 사회의 젠더 프리 트렌드 등 다양한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만능 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멀티 페르소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요즘 젊은이들의 경우 모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게 특징”이라며 “직장에 있을 때와 퇴근 이후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고, SNS도 여러 계정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 개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여러 모드의 개인이 등장하면서 개인의 ‘덕질’ 문화가 중요한 사회가 됐다. 이 변화를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08년부터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다음 해 한국 사회의 트렌드를 키워드로 정리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이 시리즈는 과거 ‘가성비’ ‘워라밸’ ‘소확행’ ‘욜로’ ‘뉴트로’ 같은 키워드를 유행시키며 화제를 낳았다.
 
이날 그는 ‘멀티 페르소나’를 포함해 2020년의 소비 트렌드 10개를 새롭게 제시했다. 여기엔 ▶기업의 선한 경쟁력을 구매 기준으로 삼는 ‘페어 플레이어’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면서 상품·서비스가 ‘스트리밍’되는 라이프 ▶팬덤에 속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팬슈머’ ▶기업·브랜드가 특화해야 살아남는다는 ‘특화생존’ ▶58년 개띠 등 베이비붐 세대를 뜻하는 ‘오팔세대’ ▶가격과 품질 못지않게 편리함을 따지는 ‘편리미엄’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계발형 인간 ‘업글인간’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그는 내년에 주목해야 할 소비층으로 ‘오팔 세대’에 주목했다. 50·60세대를 통칭하는 오팔 세대는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 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콘텐트 시장 등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의 50대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SNS 활동을 즐기며 굉장히 젊게 소비하고 있다”며 “향후 이들의 역할이 시장에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인의 변화로는 ‘업글인간’의 등장을 예고했다. 업글인간은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 계발형 인간이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해나감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것을 중시한다.  
 
김 교수는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인생과 경력 관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며 “삶의 질적 변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자신을 성장시키려고 노력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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