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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완벽한 커제의 바둑

중앙일보 2019.10.25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32강> ●커제 9단 ○이영구 9단
 
6보(76~92)=이 정도로 기울어진 바둑이면 힘을 빼서 살살 둘 법도 한데, 커제 9단은 상대를 봐주는 법이 없다. 77로 달려  좌상귀 실리까지 차지하며 계속해서 앞서 나간다.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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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서 이영구 9단은 78로 날일자 덮어 알기 쉽게 처리했는데, 이 역시 아쉬운 수였다. 81까지 수순으로 흑이 좌상귀에서 별다른 고생 없이 집을 짓고 살아버렸다. 조금이라도 흑을 괴롭혀야 하는 상황인데 이영구의 대처는 너무 안일했다.
 
참고도

참고도

여기에선 ‘참고도’ 백1로 가파르게 두는 수가 있었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릴라제로’가 추천하는 수다. 백이 이렇게 나오면, 커제 9단은 흑4로 지키는 정도를 생각할 수 있는데, 백9로 좌상귀에 붙여 최대한 흑을 압박할 수 있었다. 실전과는 차이가 크다.
 
또다시 기회를 놓친 이영구는 82로 흑 대마를 노려본다. 그의 마지막 승부수다. 여기에서 수확을 내지 않으면 이 바둑은 영영 승산이 없다. 하지만, 흑 대마의 체력이 워낙 좋아서 이영구의 의도대로 풀릴지 의문이다. 오늘 커제 9단의 바둑은 너무나도 완벽하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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