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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죽은 대표팀 방망이들, 김경문 감독의 묘수는…

중앙일보 2019.10.25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김경문 감독. [뉴스1]

김경문 감독. [뉴스1]

경기마다 반전을 거듭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른 2019년 KBO리그 포스트시즌. 양 팀 더그아웃을 지키는 감독들만큼 가을야구에 몰두한 이가 있다.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를 준비 중인 김경문(61·사진) 대표팀 감독이다.
 

김재환·최정·김현수 ‘가을 슬럼프’
포스트시즌 홈런타자는 박병호뿐
과거 잘했던 영상 틀며 기 살리기
푹 쉰 양현종·김광현 마운드 든든

24일 현재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소집훈련 중인 국가대표 선수는 20명뿐이다. 한국시리즈(KS)를 치르는 두산과 키움 선수 8명이 빠졌다. 소집 선수 훈련이 끝나도 김 감독은 쉬지 못한다. 밤에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지켜보며 전력을 점검한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빠짐없이 본다. (대표팀) 주요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진출 팀에) 많은 만큼 컨디션을 체크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KS에서 김 감독 시선을 끄는 선수는 대부분 타자다. 올해 정규시즌에서처럼 대표팀에 뽑힌 타자들 방망이도 뜨겁지 않다. KS를 끝낸 타자들이 31일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도 이런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 김 감독은 걱정이다.
 
두산 김재환은 김 감독이 가장 기대하는 왼손 타자다. 지난해 홈런(44개)·타점(133개) 타이틀을 차지한 김재환은 올해는 15홈런·91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오른손 거포들 사이에서 김재환이 장타를 터뜨려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KS 두 경기에서 김재환은 8타수 2안타(타율 0.250)에 그치고 있다. 4번 타자인 그에게 타점 기회가 자주 왔지만, 장타도 타점도 뽑아내지 않았다. 오히려 승부처에서 삼진을 4개나 당했다.
 
올해 홈런왕(33개)인 키움 박병호는 페이스에 기복이 있다.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4경기에서 홈런 3개, 타율 0.375를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그런데 PO와 KS에서는 홈런이 없다. PO 3경기에서 0.182였던 타율이, KS 2경기에서 0.375로 상승한 게 그나마 위안이다. 이번 포스트 시즌 가장 뜨거운 대표팀 타자는 키움 이정후다. 준PO부터 KS까지, 포스트시즌 7경기에서 타율 0.459(37타수 17안타)다.
 
야구대표팀 주요 타자 포스트시즌 성적

야구대표팀 주요 타자 포스트시즌 성적

더 큰 고민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거나, 일찍 탈락한 팀 타자들이다. 시즌 홈런 2위(29개) SK 최정은 PO 3경기에서 무안타를 기록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LG 김현수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타율은 0.190이다. 김 감독은 이들을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다. 23일 KT위즈파크 전광판에는 김현수가 2014년 올스타전 때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영상이 나왔다. 김 감독은 “김현수가 좋은 기억을 떠올리기 바란다. 젊은 시절 모습을 보면 기분이 달라질 것”이라며 “야구가 뜻대로 안 되면 선수 본인이 가장 힘들다.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스태프에게 최정이 잘 쳤던 때의 영상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마운드 운영은 여유로운 편이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양현종은 충분히 쉬었다. SK 김광현은 PO에서 1경기(5이닝 무실점)만 던졌다. 큰 경기를 책임질 두 투수 컨디션이 좋아, 김 감독은 타자들에게 더 많은 시선을 보낼 수 있다.
 
한국은  다음 달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내년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 프리미어12가 개막한다. 한국은 호주(11월 6일)·캐나다(7일)·쿠바(8일)와 조별리그(C조)를 펼친다. 여기서 2위 안에 들면 수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일본에서 열리는 수퍼라운드에서 대만·호주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면 6개국이 겨루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쥔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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