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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연, “김정은의 백두산 등정, 트럼프 대통령 초조감 자극용"

중앙일보 2019.10.24 18:04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16일 북한 매체 보도)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조감을 자극 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원장 조동호)가 24일 진행한 ‘최근 북한 정세 토론’에서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4일 북한 정세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완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4일 북한 정세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완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 정세토론회
"스웨덴 실무협상 결렬, 북한의 하노이 모욕 되갚아"
"기대 못미치면 협상 깨겠다는 계획 있었던 듯"
"연내 1~2회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 한미연합 훈련이 관건"

전략연은 최근 “김 위원장이 항일 빨치산의 모태격(格)인 조선인민혁명군을 상징하는 백마와 백두혈통의 상징인 백두산을 연계해 김 위원장을 ‘절세의 영웅, 우리의 장군’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1차적으로는 내년도 김정은 후계자 공식화 10주년을 앞두고 김정은 우상화 효과를 그대화하려는 목적으로 사전에 철저히 기획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5일 북ㆍ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에 등정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대미 압박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중대 결단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우려와 긴장감을 제고하는 한편,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초조감을 자극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각각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고, 지난해 한국 및 미국과 대화에 나서기 직전인 지난 2013년 12월과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올랐다. 중대 결심을 앞두고 백두산을 찾는 모양새를 연출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백두산 백마 등정 역시 대내적으로 자력갱생이나 우상화를 시도하면서도 미국에 ‘중대 결심’ 시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전략연은 연내에 1~2 차례의 북미 실무협상 개최 가능성을 전망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략연구실장은 “미국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 앞두고 가시적인 외교성과 도출 절실하고, 북한은 우호적인 대외환경이 필요하다”며 “북한이 섣부른 새로운 길을 선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불가측성과 중ㆍ러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할 것이기에 추가 실무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략연은 그러나 다음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ㆍ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결과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북한이 한ㆍ미 연합훈련을 거북스러워 하고,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을 지난해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최실장은 “한ㆍ미 연합 훈련 실시 결정여부가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미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이라는 단서를 통해 연합훈련 중단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 강경한 메시지를 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동 전략연 부원장은 "이달 초 북한과 중국은 수교 70주년을 맞았지만 조촐하게 치렀는데, 이는 중요한 계기가 북·중 우호 협력을 과시하는게 부담됐고, 김 위원장의 방중을 염두에 둔 것 같다"며 "전격적인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시 약속한 대북지원과 북미 협상을 논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전략연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이 결렬된 건 북한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모욕을 되갚는 형식을 취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협상의 모멘텀 유지와 상황관리 차원에서  제안한 실무협상의 정례화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선거용으로 인식하고, 추가협의 없이 회담을 깼는데, 이것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회담 당시 미국측의 행동을 북한이 보였다는 것이다. 하노이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60여시간 열차를 타고 이동해 합의를 시도했지만 미국은 “북한의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결렬을 선언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김명길 북한측 수석대표가 결렬을 선언했다. 최 실장은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획기적인 합의 도출을 시도하기 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결렬을 각오하고 나간 게 아닌가 싶다”며 “3차 북ㆍ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탐색 차원의 예비협상으로 규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평양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남북한 전과 관련해 전략연은 "북한이 사전에 입장권을 판매한 것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무관중 경기를 의도했던 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며 "객관적 실력이 열세인 북한팀의 패배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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