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치된 산책로 운동기구 6살 여아 덮쳐 ‘내장 파열’

중앙일보 2019.10.24 17:02
공공 운동기구 ‘어깨돌리기’에서 원형 바퀴가 분리된 모습. 손잡이가 달려있는 원형 바퀴의 볼트가 본체와 연결이 느슨하게 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운동기구엔 ‘휴먼시티 수원’이라고 표시돼있다. [사진 인터넷 카페]

공공 운동기구 ‘어깨돌리기’에서 원형 바퀴가 분리된 모습. 손잡이가 달려있는 원형 바퀴의 볼트가 본체와 연결이 느슨하게 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운동기구엔 ‘휴먼시티 수원’이라고 표시돼있다. [사진 인터넷 카페]

미취학 여아 위로 고장 나 방치된 공공 운동기구가 떨어져 내장이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수원시와 권선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11시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천 산책로에서 ‘어깨돌리기’ 운동 기구를 이용하던 A(6)양 배 위로 원형 바퀴(약 10㎏)가 분리돼 떨어졌다.
 
원반 모양 손잡이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A양은 내장이 파열돼 수술을 받았다. A양은 십이지장, 쓸개 등 부위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운동 기구는 한 외주업체가 2017년 12월쯤 설치한 것으로, 권선구청 자체 조사 결과 손잡이와 본체를 연결하는 볼트가 느슨하게 조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 운동 기구 관리 주체인 수원시 권선구청은 결함 여부를 미리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시는 별도 안전 관리인을 두지 않고 하천감시원들에게 해당 업무를 맡겨 왔다.
 
구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공공 운동 기구에 대한 관리 방법이나 주기를 규정하는 내용은 없다”며 “직원들이 순찰할 때마다 운동 기구를 점검하고 있는데 사고가 난 기구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직후 산책로에 설치된 다른 공공 운동 기구에도 문제가 있는지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구청 측은 가입한 ‘영조물 배상책임 보험’을 통해 피해 아동의 치료비 등을 배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배상을 요청하면 영조물 배상 제도를 통해 보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사실은 자신이 A양의 엄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이날 오전 한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A양의 엄마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죽을 고비를 넘기고 홀로 중환자실에 있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체육시설을 이용할 때 조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하는 내용은 아직 없다”며 “피해 아동 측에서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려달라고 의뢰하면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운동기구 결함으로 사고가 났다면 해당 기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