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찰,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구속영장 신청…"증거 충분"

중앙일보 2019.10.24 13:48
비서 성추행 및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미국으로 출국한지 2년3개월만에 돌아온 김 전 회장은 해외 체류로 인해 기소중지 상태였다. [뉴스1]

비서 성추행 및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미국으로 출국한지 2년3개월만에 돌아온 김 전 회장은 해외 체류로 인해 기소중지 상태였다. [뉴스1]

경찰이 김준기(75) 전 DB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4일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날 가사도우미 성폭행 등 혐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지 하루 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제출된 증거를 고려할 때 충분히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가사도우미 A씨는 김 전 회장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 등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논란 뒤 美 체류…귀국 직후 체포

2017년 7월부터 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가 있던 김 전 회장은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오전 3시47분쯤 김 전 회장은 수갑 찬 손을 천으로 가리고 경찰관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혐의 인정 여부와 귀국이 늦어진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전 회장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조사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체류기간을 늘리며 귀국을 미루던 김 전 회장은 약 3주 전 경찰에 귀국 일정을 통보했다 
공항에서 이송 차량에 탄 김 전 회장은 별다른 말없이 약 1시간을 이동해 수서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비서·가사도우미와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체포 직후부터 영장 신청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찰관계자는 "이미 관련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됐고 추가 조사도 없다"며 "조사를 마친 뒤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23일 말했다. 

 
김 전 회장 측이 피해자 측에 몇차례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 측이 합의를 이루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 제출된 합의서는 없다"고 밝혔다.
김계리 변호사(법무법인 서인)는 "이미 고소인·참고인 조사가 완료됐고, 장기간 해외에 있으면서 조사를 미뤄왔기 때문에 구속영장 신청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며 "도주 가능성 등 요건을 고려할 때 발부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여성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해 1월에는 별장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 A씨가 경기도 남양주의 한 별장에서 1년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며 김 전 회장을 고소했다.

지난 7월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A씨는 김 전 회장이 별장 거실에서 음란물을 시청하며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성폭행을 당한 뒤) 갑자기 아무 말을 안 하더라. 그때부터는 완전히 신사가 됐다"며 "그래서 저는 '나한테 미안해서 그런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언론에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2017년 1월 해고에 따른 생활비를 (김 전 회장 측에서) 받았을 뿐 합의금을 받은 적이 없고, 또 추가로 거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A씨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먼저 제기된 비서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김 전 회장 측은 “신체 접촉은 있었으나 강제 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해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