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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고 서해 소청도로 날아온 새…'검은댕기수리' 이름 얻었다

중앙일보 2019.10.24 13:27
소청도에서 발견된 검은댕기수리(가칭)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소청도에서 발견된 검은댕기수리(가칭)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동남아 지역에서 살던 새가 길을 잃고 한반도까지 날아왔다가 조류 연구자들 눈에 띄어 한국 이름을 얻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7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소청도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관찰 기록이 없던 '검은바자(Black Baza)'를 발견하고, 이 새에 '검은댕기수리(가칭)'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청도 등대전망대에서 바라 본 분바위 [중앙포토]

소청도 등대전망대에서 바라 본 분바위 [중앙포토]

발견 과정: 이번에 확인된 검은댕기수리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 철새연구센터에서 백령도 등 서해5도 지역 철새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관찰됐다.

연구진은 7일 오후 3시경 이 새가 소청도에 위치한 국가 철새연구센터 인근의 소나무에 내려앉은 모습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 새는 잠시 후 날아올라 센터 상공에서 약 2분 동안 선회하다가 북쪽 대청도 방향으로 날아갔다.
검은댕기수리(가칭)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검은댕기수리(가칭)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검은댕기수리: 영어 이름은 '블랙 바자(Black Baza)'이고, 학명은 아비세다 류포테스(Aviceda luephotes)다.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과 중국·네팔·부탄·방글라데시 등에 분포한다. 이들 지역에서 대부분 텃새로 서식하지만, 중국 서남부에는 여름 철새로 도래한다.

몸길이는 28~35㎝ 정도이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이고, 등은 흰색과 밤색으로 얼룩덜룩하다. 뒷머리에 뿔과 같은 긴 깃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 점을 참고해 국명(國名)을 가칭으로 검은댕기수리로 정했다.
검은댕기수리 분포권(하늘색)과 발견지점인 소청도(붉은점0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검은댕기수리 분포권(하늘색)과 발견지점인 소청도(붉은점0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길 잃은 새: 검은댕기수리는 국내에서 관찰기록이 없는 미기록종이다. 외국에는 서식하지만, 국내에서는 확인이 되지 않은 종을 말한다.

연구진은 이 새를 본래의 분포권을 벗어나 우연히 찾아온 '길 잃은 새(미조(迷鳥))'로 추정하고 있다.
방향 감각 이상이나 기상 변화 등으로 인해 서식지가 아닌 한반도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분포권의 확장 등으로 국내에 주기적으로 도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소청도 지질공원. 천권필 기자

소청도 지질공원. 천권필 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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