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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말 지혜롭게"…北김계관의 '트럼프 결단 촉구' 메시지

중앙일보 2019.10.24 11:20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24일 미국을 향해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라”고 요구했다. 이날 자신의 명의로 낸 담화에서다. 김 고문은 “의리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며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 가를 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연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밝힌 미국과의 협상 시한이다. 따라서 김 고문의 이날 언급은 지난 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북ㆍ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연말까지 대북제재 해제 등 북한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라는 독촉성으로 풀이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중앙포토]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중앙포토]

 

김계관 담화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하다 했다"
"미 정책작성자들, 냉전식 사고와 편견에 사로잡혀 적대시"

김 고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조(북)미 수뇌(정상)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또다시 언급하였다는 보도를 주의 깊게 읽어 보았다”며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김정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이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며칠 전 내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김정은)를 만나 뵙고 조미 관계 문제를 비롯하여 대외 사업에서 제기되는 현안들을 보고드리었다”며 “국무위원장 동지께서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데 대하여 말씀하시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턴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작성자들이 아직도 냉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번 담화는 정상 간의 관계에 관한 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 관계가 각별하다”고 알린 게 된다. ‘각별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김계관의 담화 형식으로 ‘연말 시한’을 상기시킨 셈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시한’ 담화가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총력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협상에 관심이 없으면 아무런 대꾸나 입장을 내지 않는다”며 “그러나 북한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연말을 다시 강조한 건, 연말 이전에 대북제재 해제 등의 상응 조치를 하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제재 해제를 다룰 연내 북·미 정상회담을 북한이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계관 고문의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존중 언급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간접적인 화답이 담겨있다”며 “양 정상의 상호존중 자세로 연말까지 새로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대립과 대결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관료들의 자세변화가 시급하고, 이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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