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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노동' 악명높은 한국 기업, 직원 건강관리 10점 만점에 5.8점

중앙일보 2019.10.23 10:58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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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건강 경영 수준은 어떨까. 대기업·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국내 기업이 직원  건강관리엔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00대 기업 18곳을 포함해 15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직장인 건강관리 점수가 10점 만점에 5.8점으로 나타나면서다. ‘기업들이 직원 건강관리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 기업의 노사대표 304명이 직접 내린 평가다. 100대 기업의 점수도 6.3점에 불과했다. 
 

“비용 아닌 투자로 봐야, 1달러 투자하면 3.3달러 의료비↓”

중앙SUNDAY와 서울대 의과대학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 건강경영실태조사를 23일 공개했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팀이 개발한 기업건강경영지수로 따져봐도 100대 기업은 전반적 점수가 ‘보통’ 수준에 머물렀다. 건강관리를 계획, 평가, 모니터링하는 등의 항목에선 특히 점수가 50점이 안 돼 취약한 것으로 나왔다. 윤영호 교수는 “환자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8개 대학병원조차 직원 건강관리 관련 모든 영역이 취약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기업 노사가 직장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우려 요소로 꼽고 있지만 기업들의 건강경영 실태는 여전히 낙제점인 것이다.
23일 중앙SUNDAY와 서울대 의대가 15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건강경영실태조사에서 직장인 건강관리 점수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의 점수도 6.3점에 불과했다. [사진 pixabay]

23일 중앙SUNDAY와 서울대 의대가 15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건강경영실태조사에서 직장인 건강관리 점수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의 점수도 6.3점에 불과했다. [사진 pixabay]

현재 우리나라 대다수 기업이 직원들에게 해주는 건강관리라곤 일회성의 건강검진 정도다. 이번 조사에서도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어떤 걸 제공하느냐는 질문에 건강검진, 관리 및 추적검사가 100대 기업(83.3%)과 그 외 기업(81%) 모두에서 가장 많았다. 건강증진을 위한 조직문화 형성에 애쓰는 기업의 비율은 30%에도 못 미쳤다. 건강검진을 직원 건강관리에 활용하기보단 법적 의무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 교수는 “미국보다 건강검진 비율은 높지만 건강환경과 건강조직문화가 취약하다”고 말했다. 
 
직원의 건강관리는 그러나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사실상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로 이어져서다.  
윤 교수는 “기업건강경영지수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적(2.8배), 정신적(2.2배), 사회적(1.7배) 건강 및 전반적 건강(2배)에서 양호한 결과를 보인다”며 “기업건강경영지수 점수가 50점 이상인 기업은 미만인 기업과 비교해 결근율이 45% 낮다”고 말했다.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건강관리 프로그램. [서울대의대]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건강관리 프로그램. [서울대의대]

교수팀은 하버드 보건경제 연구팀을 인용해 기업의 건강관리 투자는 1달러당 의료비용 3.27달러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결근을 줄여 2.73달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윤 교수는 “직장 내 스트레스와 우울증 관리, 직원들의 가치 있는 삶을 위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직장인의 건강상태가 개선되면 건강악화로 인한 직접 비용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결근율 감소 등 간접 비용이 줄어드는 동시에 생산성도 향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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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듯 건강경영을 잘하는 친건강기업에도 비슷한 정책이 필요하단 주문도 나왔다. 윤 교수는 향후 건강 관련 평가지수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건강 기여 활동 관련 보조금을 지원하며 우수기업엔 건강보험료를 감면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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