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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처리 부결 '존슨 브렉시트 합의안' 고사 직전…총선 가나

중앙일보 2019.10.23 05:54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이 고사 직전 상태에 빠졌다. 오는 31일 오후 11시(현지시간)으로 예정된 시한에 맞춰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도록 하기 위해 존슨 총리가 요청한 신속 처리안이 하원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시한에 맞춰 합의안을 처리하는 게 불가능해지자 존슨 총리는 법안 상정을 정지시켰다. EU 측이 브렉시트 연기를 결정하면 존슨 총리는 조기 총선을 치르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열흘도 안 남았는데 하원 신속 심사 거부
존슨 총리 브렉시트 이행법안 상정 중단
EU가 3개월 연장 수용시 총선 제안할 듯
노동당 동의시 선거 후 새 정부가 담당

영국 하원은 22일 EU 탈퇴협정 법안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자며 존슨 내각이 낸 계획안을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했다. 이 탈퇴협정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할 수 있었다. 존슨 내각은 브렉시트 예정일까지 열흘도 남지 않자 하원을 밤늦게까지 열어서라도 오는 24일까지 법안 통과에 필요한 3회 독을 끝내자고 요청했다. 영국은 법안 심사 때 3차례 법안을 논의하도록 하고 있으며 통상 통과까지 몇 주일이 걸린다.

 
전날에 이어 이날 하원은 해당 법안을 2회독하자는 안에 대해선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가결했다. 30표 차이나 나자 브렉시트 법안이 하원의 첫 관문을 넘은 것이라며 존슨 총리 등은 기뻐했으나 곧바로 이어진 신속 처리안 표결에서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존슨 총리와 브렉시트 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제이콥 리스 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달 말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게 가능한 방법을 찾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이행 법률안을 사흘안에 처리하자는 보리스 존슨 내각의 요청을 부결했다. [AFP=연합뉴스]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이행 법률안을 사흘안에 처리하자는 보리스 존슨 내각의 요청을 부결했다. [AFP=연합뉴스]

 
신속 처리안이 부결된 후 존슨 총리는 EU 측이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대해 어떻게 결정하는 지를 들을 때까지 해당 법률안의 상정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가 늦추기로 투표한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영국은 이제 더 많은 불확실성을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표결에 앞서 존슨 총리는 의회가 신속 처리안을 거부하고 EU가 추가 연기를 택하면 조기 총선을 치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결된 이후 그는 “의회가 내년 1월이나 그 이후로 모든 것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 정부는 이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법안을 취소한 뒤 총선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EU가 3개월보다 짧은 연기를 하자고 할 경우에 어떻게 할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BBC가 전했다.

브렉시트 찬반 집회가 의회 밖에서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브렉시트 찬반 집회가 의회 밖에서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EU는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막고자 하기 때문에 연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가 총선을 제안할 경우 일러야 다음 달 28일에 선거가 가능하다. 최소 25일의 준비 기간을 두도록 했기 때문이다. 총선이 실시되려면 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연기를 요청하느니 시궁창에 빠져 죽겠다"고 했던 존슨 총리가 결국 연기 요청 편지를 보내게 되자 “시궁창에서 발견됐다는 사람이 없다"고 비꼬았다. 이날 부결 이후 코빈 “존슨이 겪는 불행의 저자는 바로 그"라고 말한 코빈 대표가 총선에 응할지가 변수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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