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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0개월만에 요동친 국가 재정전망…9년후 국가채무 200조 더 늘어나

중앙일보 2019.10.23 05:00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2020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의 재정과 경제력은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성장했고, 매우 건전하다”고 했다. “내년도 국가채무비율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40%를 넘지 않는다”고 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실의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분석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하지만 이는 지난 15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9~2028년 중기재정전망’(이하 2019년 중기전망)과는 다소 동떨어진다. 2019년 중기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708조원이던 국가채무는 2028년 1490조원으로 2배 넘게 뛴다. 또 지난해 35.9%였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내년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한 후 2028년 56.7%에 이른다. “대통령이 허황된 판단을 하는 상황”(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이라는 야권 비판이 쏟아진 이유다.
 
이는 10개월 전 예정처가 발표한 전망치(‘2019~2050 장기재정전망’)에 비하면 크게 악화한 수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둘을 비교ㆍ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재정수지는 더욱 악화하고 국가채무는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경제 지표는 계속 떨어지는데도,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 대비 9.3% 늘리겠다는 정부 계획이 반영된 게 주요 원인이다.  
 
10개월 만에 더 악화된 경제 지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0개월 만에 더 악화된 경제 지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추경호 의원실은 10개월 간격으로 작성된 2개의 전망치를 비교하기 위해 각 지표를 2019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가정했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수치다. 이에 따르면 2019년 중기전망 국가 총수입은 2018년 장기전망에 비해 2025년까지 매년 감소하고, 반면 총지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이로 인해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예상 폭이 확대돼, 문 대통령 퇴임 이듬해인 2023년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것) 적자 폭이 36조4000억원까지 차이 났다. 2018년 장기전망에선 2023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53조5000억원으로 봤는데, 10개월 후인 2019년 중기전망에선 89조9000억원이 됐다.  
 
특히 국가채무 전망치가 급증했다. 2018년 장기전망에서만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2022년) 국가채무 예상치는 839조3000억원이었다. 하지만 2019년 중기전망에선 945조100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10개월 새 105조원 넘게 차이 난다. 중기전망 마지막 해인 2028년에는 이 차이가 208조9000억원으로 벌어진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8년 전망치가 각각 48%(2018년 장기전망), 56.7%(2019년 중기전망)이다. 특히 56.7%라는 수치는 유럽연합(EU)의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 중 국가 재정건전성을 위해 최대치로 잡아놓은 60%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 5월 문 대통령이 “국가채무비율을 40%대 초반으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질책하며 “국제기구는 60%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했는데, 이 국제기구가 바로 EU다. 9년 후 그 한계에 접근할 수있다는 의미다.
 

추경호 의원은 “국가의 재정전망이 불과 10개월 만에 이렇게 크게 벌어진 건, 문재인 정부의 무책임한 세금 퍼 쓰기 재정운용 때문이다. 이로 인해 청년들과 미래세대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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