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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 마디에 “정시 50% 확대”론 나오지만...여당 내 기류는 복잡

중앙일보 2019.10.23 05:00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입 '정시확대' 필요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뉴스1]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입 '정시확대' 필요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언급한 뒤, 여당 내에서 정시 비율을 50% 넘게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시정연설이 끝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현재 우리 교육의 아픈 현실을 직시하고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밝힌 것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어떤 부분이 얼마나 불공평한지 객관화된 자료로 실태를 파악해왔다”며 “수능이라는 공정한 시험을 통한 선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시 확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부분(정시 확대)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진도가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기존에도 정시 비율 확대를 주장해왔다. 여당 내에서는 김 의원 외에도 김해영·박용진 의원 등이 정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한 교육위 관계자는 “국가교육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정시 비율 40% 이상’ 답변이 가장 많다. ‘40%’가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대입 정시 확대를 촉구하며 오세정 서울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대입 정시 확대를 촉구하며 오세정 서울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여전히 여당 내에서 정시 확대를 보는 시각은 복잡하다. 일단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정부·여당이 공감대를 갖고 있는 편이지만, 어떤 방식으로 정시를 확대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병욱 의원은 구체적인 정시 비율을 언급했지만,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런 방식의 정시 확대에 반대한다. 조 의원은 “지방 대학은 수능 선발 비중이 작고, 학생부 종합전형 중 교과 선발 비중이 높다. 수시 비중도 높다. 그렇게 안 하면 지방대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수능 선발 비중을 정해서 지방대에 똑같이 적용하는 건 지방대를 죽이는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별로, 수험생별로 입장이 다른데 정부가 정시 비중을 몇 %로 정해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에 한해 정시 확대를 하는 식의 ‘핀셋 정시 확대’를 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엔 ‘30% 이상’보다 더 높은 정시 비율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의원은 또 “학생부 종합전형 중 비교과 영역을 줄이거나, 변별력을 줄이는 식으로 제도를 변경하면 자연스레 대학이 정시 모집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여당 내에서 정시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다른 데엔 지역별로 여론이 다르다는 배경도 있다. 정시 확대를 꾸준히 주장해온 김병욱 의원의 지역구는 경기 성남분당을이다. 정시 확대 여론은 서울 강남, 목동이나 경기 분당 등 사교육이 발달한 지역의 학부모와 수험생 사이에서 특히 높다. 반면 중소도시나 농어촌 수험생은 지역균형선발전형 등 수시 모집 방식으로 주요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정시 확대 목소리가 적은 편이다. 조승래 의원은 “입시 문제는 지역별 이해관계도 달려 있어서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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