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장기표, "권력에서 독립이 검찰 개혁…조국 사퇴는 사실상 해임"

중앙일보 2019.10.22 14:07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 3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국민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19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일대에는 다시 두 개의 함성이 들렸다. 한쪽은 문재인 대통령 퇴진·공수처 불가·조국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고, 다른 한쪽은 조 전 장관 일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 개혁·공수처 설치 등을 주장했다.  
원로 민주화 운동가인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국민의 소리 공동대표)을 14.20일 만나 이후 예상되는 정치권의 변화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장 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후에도 국민이 반으로 갈라진 채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사퇴하긴 했지만 사실상 해임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논리대로 임명했고 35일 만에 장관이 사퇴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걸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사퇴한 뒤에 “잘못된 인사였다”며 옳지 않은 사람 임명한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어야 한다. 다른 이유는 조국 사건만이 이 정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에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정치 세력이 ‘바보들의 행진’을 하고 있다. 여당은 조국 한명을 지키기 위해 들러리를 자처했다.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다. 아직도 여당 대표는 촛불 정권이라고 주장하면서 광화문 집회는 내란 선동을 한다는 둥 얘기를 하고 있다. 민주화 운동 했던 사람이 많은 여당에서 검찰 수사를 협박하면 되겠는가. 야당은 원죄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새누리당에 대한 탄핵이었다. 그런데 탄핵 후 반성이 없다.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져도 야당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황교안 당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황교안 당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대로에서 열린 검찰 규탄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대로에서 열린 검찰 규탄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방향을 어떻게 전환해야 할까?  
국정 운영을 잘못했다면 이를 인정해야 한다. 개인도 단체도 정부도 잘못할 수 있다. 전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니까 나아질 수 없다.  
 
검찰 개혁 요구도 뜨겁다.   
검찰 개혁을 주장하며 광장에 사람들이 나오는 이유는 검찰이 그동안 큰 권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검찰이 고쳐지는 건 다행이지만, 조국 수호는 검찰 개혁의 본질이 아니다.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다. 권력 실세를 엄정하게 수사하는 게 검찰개혁이다. 개혁의 본질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청와대가 나서서 자신의 측근이 수사받는 상황에서 ‘절제하라’ 이런 말 하니까 국민이 화를 내는 것이다.
 

노동계의 지지를 잃을까 정권이 걱정하는 것 같다.
그런 주장의 근거는 지난 노무현 정권 때의 기억이다. 당시 노동자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에 결국 실패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권에도 이를 갖다 붙이는 건 억지다. 노동자의 지지라는 게 사실 노동자 전부를 대변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의 지지를 뜻한다. 민주노총 조합원 이익과 일반 노동자 이익은 다르다.
 

심각한 국민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이 이렇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 “국민 여러분 광화문, 여의도, 서초 등으로 나뉘어서 대립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굉장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인정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부분 깊이 반성하며 잘하겠으니 자제해 달라는 설득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은 검찰이 여러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 제대로 수사한 적이 거의 없다. 역사적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도 검찰은 법과 원칙대로 수사해야 한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장기표 원장은 누구?
1970년 전태일 분신자살 소식을 접하고 서울대 학생장 제안했고 1972년 서울대생내란음모사건, 5·3 인천대회 배후 조종 혐의 등으로 50여 년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며 다섯 번 투옥 돼 9년 간 복역하기도 했다.  
민중당 정책위원장, 한국사회민주당 대표, 녹색사민당 대표최고위원,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을 맡기도 했다. 진보좌파 이념 추구 외에도 김윤환, 이기택, 이수성 등 보수인사와 함께 민주국민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지금은 ‘국민의 소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