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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깜깜이 축구했던 北…중·러엔 보란 듯 문 열었다

중앙일보 2019.10.22 11:12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 예선 남북한 전에서 응원단의 평양 방문과 생중계를 불허하며 한국을 향해 ‘봉쇄’정책을 폈던 북한이 중국ㆍ러시아와는 문을 열어젖혔다.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러시아와 북·중 친선의원단 대표단을 중국으로 보내고, 중국 언론사들을 대거 초청했다.
 

최고인민회의 의장, 북중 의원 친선대표단 중ㆍ러로 파견
월드컵 예선전 취재 차단 후 中 신화통신,인민일보는 초청

21일 모스크바의 러시아 상원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는 박태성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왼쪽)과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 [사진 연합뉴스]

21일 모스크바의 러시아 상원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는 박태성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왼쪽)과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 [사진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은 22일 “박태성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이 2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박 의장 일행은 21일 러시아 상원을 방문했다. 신문은 또 “조중친선의원단 위원장인 최상건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을 단장으로 하는 조중친선의원단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21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이들의 방러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 의회인 최고인민회의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연이어 방문해 각각 우의 다지기에 나선 모양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의회 관계자들이 이처럼 동시다발로 양국을 방문한 건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이 “2주 내 협상 재개”를 추진했던 시점에 북한이 중국ㆍ러시아와 밀착 관계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중국·러시아에 고위 인사를 보내는 일정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잡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북한 매체 보도일 기준)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새로운 전략’을 암시한 것과 맞물려 ‘전통적 우방국가들’인 중국, 러시아를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모스크바 공항에 러조친선의원단 위원장(러시아연방 평의회 연방제도, 지역정책, 지방자치 및 북방문제 위원장 겸임)이 공항에서 환영했다고 밝혀 북ㆍ러 친선 교류 및 경제 분야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ㆍ러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이날 노동신문은 중국 신화통신사 대표단이 21일 귀국하고, 같은 날 중국 인민일보 대표단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월드컵 예선전 때 한국 언론을 전면 차단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 언론사는 연이어 초청했음을 보여준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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