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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건보 의무가입 3개월...8만2000세대 보험료 체납

중앙일보 2019.10.21 11:50
7월부터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재외국민 포함)은 건강보험에 의무 가입해서 매달 11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낸다. [연합뉴스]

7월부터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재외국민 포함)은 건강보험에 의무 가입해서 매달 11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낸다. [연합뉴스]

 
외국인 건강보험 의무 가입 제도 도입 3개월 만에 신규 가입자 30% 가량이 보험료 미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외국인 건강보험 의무가입 현황 자료를 21일 공개했다. 진 의원은 “의무 가입 제도 시행 후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가 125만명을 넘어섰지만, 대규모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불법체류자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법무부의 ‘출입국ㆍ외국인정책 통계연보’에 따르면 1998년 약 10만명이던 불법체류자가 2008년도에는 약 20만명으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약 35만명으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16일 국내 체류 외국인에 대해 건강보험 의무가입 제도를 시행했다. 이전에는 직장가입자가 아닌 외국인은 건강보험 가입 의무가 없었다. 하지만 7월부터 6개월 이상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은 모두 건강보험에 가입해 최소 월 11만원 가량의 보험료를 내도록 바뀌었다. 건강보험에 일시적으로 가입한 뒤 비싼 진료만 골라받고 출국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이를 막기위해 마련된 조치다.
 
진 의원이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무가입제도 시행 결과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늘어났고 현재 외국인ㆍ재외국민 건강보험 가입자는 125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지역가입자의 수가 급증해 3달간 약 27만명이 늘었다. 그러나 이들 중 많은 수가 불법체류자가 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와 법무부는 체류 외국인 등록자료와 건강보험료 체납 정보를 공유해 외국인이 보험료를 미납하면 3회까지는 단기간(6개월 이내) 비자 연장을 허용하고, 4회 이상 미납한 경우에는 체류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이다. 진 의원에 따르면 외국인 건강보험 의무가입 제도 시행으로 추가 가입된 27만 세대 중 약 8만2000세대(30.4%)가 보험료를 미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징수율도 71.5%에 머물고 있다. 스리랑카(14.7%), 인도네시아(20%), 태국(29.1%), 베트남(35.6%) 순으로 징수율이 낮게 나타났다.  
[진선미 의원실]

[진선미 의원실]

 
진 의원은 징수율이 낮은 이유로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경우 최소 보험료가 11만3050원으로 매우 높게 설정돼 있다. 복지부는 최소 보험료 산정을 내국인 보험가입자의 평균 보험료를 기준으로 했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외국인 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47만원으로 내국인의 67%밖에 되지 않는다. 또 내국인은 소득이나 재산 수준에 따라 평균 보험료보다 낮은 보험료를 낼 수 있지만 외국인은 소득ㆍ재산이 적어도 보험료를 경감해주는 제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국인은 세대주의 직계존비속, 미혼인 형제자매,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존속 등도 세대원으로 인정해 피부양자로 얹힐 수 있도록 했지만 외국인의 경우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인정되어 세대원 구성 제한이 매우 크다. 이로 인해 한 가정에 여러 개의 고지서가 청구된다. 이 때문에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가정 상당수가 보험료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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