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년중앙] 물놀이는 기본…암벽등반·양궁까지 신나는 일만 가득했던 3박 4일

중앙일보 2019.10.21 08:30
“네~ 우리 민준이가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잠시 쉬러 호텔 방으로 들어온 엄마가 벌떡 일어나시면서 고함을 치셨어요. 한창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던 우리 가족은 '무슨 일이지' 하고 놀라서 엄마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죠. “민준아, 우리 민준이 그림이 대상이래~ 축하한다, 우리 아들!” 엄마는 전화를 끊자마자 큰 소리로 환호하셨고요. 아직도 전 그 날이 정말 꿈만 같습니다.  
 

소년중앙 어린이날 그림대회 대상 김민준 학생 가족 여행 후기

그림 그리기와 물놀이를 좋아하는 도연(왼쪽)·민준 남매.

그림 그리기와 물놀이를 좋아하는 도연(왼쪽)·민준 남매.

저와 쌍둥이 도연이, 친구 현민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매주 만나서 그림을 그릴 정도죠. 지난해 미술 선생님이 소년중앙 어린이날 그림대회에 대해 알려주셔서 응모했는데, 아쉽게 당선되진 않았어요. 우리는 상도 받고 클럽메드로 가족 여행을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아서 겨울방학 내내 최선을 다해서 그림을 그렸죠. 올해 6학년이라 마지막 기회였거든요. 쌍둥이 도연이도 잘 그렸지만 아쉽게 당선은 되지 않았죠. 그래도 제가 그림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니까 함께 여행 갈 수 있지 않냐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매일매일 여행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죠. 8월 16일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여행 가기 전날에는 밤잠도 설쳤을 정도죠. 가족과의 여행, 그것도 저와 도연이가 좋아하는 수영장이 있고 놀이시설도 있는 클럽메드에 가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죠.
말레이시아 항공 비행기를 타고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을 때 승무원 전원이 그림대회 대상 수상을 축하해줘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말레이시아 항공 비행기를 타고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을 때 승무원 전원이 그림대회 대상 수상을 축하해줘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드디어 여행을 떠나는 날. 우리 가족은 대회 때 제가 그린 그림처럼 여행 가방을 꾸리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죠. 그리고 오전 11시 말레이시아 항공 비행기를 타고 신나는 여행을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말레이시아 항공에서 우리에게 비행기 표를 제공한 거였죠. 덕분에 비행기에서 승무원분들이 모두 대상을 탄 저를 축하해 주시고 기념사진도 찍어 주셔서 으쓱했답니다.

 
숙소인 클럽메드 체러팅 비치에 도착한 건 오후 9시 30분쯤이었죠. 피곤한 눈으로 봐도 화려하고 멋진 곳이라 첫인상이 좋았어요. 한국인인 타샤 GO(클럽메드의 직원 호칭) 누나가 우리 가족을 맞아 주셨죠. 저에겐 멋진 여행기를 쓸 수 있도록 계획을 잡는 것도 도와주신다고 했고요. 첫날 저녁은 수영장이 보이는 멋진 뷔페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간 우리는 오순도순 다음 날 일정을 얘기하다 스르륵 잠이 들었어요. 
땅에서 연습하고 올라갔지만 타기 어려웠던 공중그네.

땅에서 연습하고 올라갔지만 타기 어려웠던 공중그네.

두 번째 날, GO 누나가 우리 가족을 데리고 클럽메드의 곳곳을 안내해주셨어요. 체러팅 비치는 울창한 열대 정글 속에 있어서 도마뱀 등 야생동물, 특히 원숭이가 나타나서 음식과 소지품을 가지고 갈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조언해 주셨죠. 그 말을 들은 저와 도연이는 그때부터 원숭이를 찾아다녔답니다. 어른들은 강아지 같이 온순한 동물이 아니니까 조심하라고 하셨지만요. 귀여운 원숭이를 만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돌아오는 날까지 볼 수 없었어요.  
 
우리가 선택한 첫 번째 액티비티는 공중그네였죠. GO 누나가 가르쳐준 길을 따라 가니 금방 찾을 수 있었어요. 안전을 위해 땅에서 간단하게 연습을 하고 공중그네를 타기 위해 사다리를 올라가는데 한 칸 한 칸 올라갈 때마다 기대 반, 무서움 반으로 가슴이 콩닥콩닥했죠. 그네를 잡고 점프한 후 다리를 올려야 하는데 왜인지 제 다리는 잘 올라가지 않았어요. 도연이도 양손으로 매달리다 떨어졌고요. 아래에서는 아빠가 계속 다리를 올리라고 신호를 주는데, 어쩌겠어요. 다리가 안 올라가는 것을요.  
 
양궁장에서 8점짜리 과녁에 맞히는 데 성공한 민준이.

양궁장에서 8점짜리 과녁에 맞히는 데 성공한 민준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메인 풀장에 있는 바에 들러 주스를 마시고, 양궁장으로 갔습니다. 저는 왼손잡이라 양궁장의 GO형에게 왼손잡이 활로 바꿔서 받을 수 있었죠. 양궁은 처음 해 봤는데 의외로 도연이가 양궁에 푹 빠졌어요. 3발씩 5번의 기회가 있는데 처음엔 한 발도 못 맞히다가 8점짜리 빨간 과녁에 맞혔을 때는 '내가 신궁인가' 하고 진지하게 고민했을 정도였죠. 저는 잠깐 쉬기도 했는데, 도연이는 계속하더니 9점짜리도 맞히더라고요. 양궁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더 해보고 싶었지만 인기가 많아 다음 액티비티를 공략하기로 했어요. 도연이는 한국 가서도 또 양궁을 하고 싶다고 했죠.  
트리탑 챌린지로 가는 길에는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마치 삼림욕을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체러팅 비치에만 있다는 트리탑 챌린지는 기대한 대로 스릴만점이었죠. 나무 사이에 자리 잡은 장애물들을 넘어다니며 균형 감각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인데요. 나무로 올라가기 전 아래에서 볼 때는 나무와 나무를 연결한 외줄이 길지 않아서 쉬울 줄 알았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릴이 넘쳤죠. 저와 도연이, 아빠가 도전해 모두 성공했어요. 나중에 물어보니 도연이는 키가 작아서 외줄을 건널 때 두 손을 들어 줄을 잡는 게 많이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나무 사이 장애물을 넘어다니는 트리탑 챌린지는 스릴이 넘친다.

나무 사이 장애물을 넘어다니는 트리탑 챌린지는 스릴이 넘친다.

오후에는 메인 풀에서 수영했는데, 옆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우리도 살짝 줄을 섰죠. 골프공을 풀장 위에 놓인 뒤집어진 우산에 넣는 게임이었는데요. 감상은 한마디로 '나는 이런 것도 잘하다니, 아하하하'라고나 할까요.
 
저녁 식사는 첫날보다 더 특별했어요. 꼬마 기차를 타고 5분 정도 가니 멋진 바닷가가 나왔죠. 그곳에서 수상스포츠도 하고 암벽등반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생각했죠. '와우, 정말 끝도 없이 즐거운 것들이 가득한 곳이구나.'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데, 엄마가 제게 정말 고맙다고 하셔서 또 한번 어깨가 으쓱했답니다.
평소 정말 하고 싶었던 암벽등반에 도전했다.

평소 정말 하고 싶었던 암벽등반에 도전했다.

밤에는 GO 누나·형들과 함께하는 공연과 게임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영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 엄마가 따라 다니시며 설명을 해주셨죠. 솔직히 말하자면 엄마가 제일 신이 나셨어요. 우물쭈물하는 제게 엄마가 계속 옆에서 해보라고, 해보라고 하셔서 엉겁결에 모든 게임에 참석하게 됐죠. 우리 팀은 아깝게 3등을 했어요. 1등 팀에겐 메달도 주던데...조금 아쉬웠죠.
 
여행 셋째 날, 우리 가족은 피곤했는지 모두 늦잠을 자버렸어요. 눈이 번쩍하고 뜨이자마자 잽싸게 뷔페에서 밥을 먹고, 꼬마 기차를 타고 수상 스포츠와 암벽등반을 하러 갔습니다. 도연이와 저는 암벽등반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내일 암벽등반하러 또 오자'고 굳게 다짐했죠. 카약을 탈 땐 넘실넘실 파도가 쳐서 타고 노는 것만으로도 신났죠. 아빠랑 도연이랑 시합도 했답니다. 이때뿐 아니라 바다에서나 수영장에서나 물놀이할 땐 노느라 정신이 팔려서 사진을 찍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였어요. 물놀이라면 뭐든 무척 좋아하는 남매답지 않나요.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해변. 옆에 수상 스포츠를 하는 곳도 마련돼 있다.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해변. 옆에 수상 스포츠를 하는 곳도 마련돼 있다.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마지막 날. '마지막이니 하고 싶은 것들을 다시 한 번씩 다 하고 가자!' 마음먹은 우리가 고른 것은 암벽등반·양궁·트리탑 챌린지였습니다. 트리탑 챌린지는 엄마도 도전해서 성공하셨죠. 더 있고 싶은데 벌써 떠난다니 정말 많이많이 아쉬웠어요. 메인 바에서 마신 딸기셰이크와 망고주스가 지금도 그립습니다. 그림대회 대상 탄 걸 축하해주었던 타샤 GO 누나, 우리 가족을 여행기를 체러팅 비치 블로그에 올려준다고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셨던 조이 GO 누나, 영어를 잘 못 해서 묻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한 개도 못 물어봤죠. 다음에 영어 잘하게 되어서 다시 올게요.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갈 때 공항까지 미니밴을 준비해주셨던 클럽메드 체러팅 비치도 감사합니다.   
가족 여행에 인증샷은 필수. 클럽메드 체러팅 비치에서 꼬마 기차를 타고 간 해변에서 찰칵.

가족 여행에 인증샷은 필수. 클럽메드 체러팅 비치에서 꼬마 기차를 타고 간 해변에서 찰칵.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아빠가 제게 말씀하셨어요. "민준아, 네가 그린 그림처럼 우리 가족이 여행을 오게 되었구나. 꿈을 꾸렴~ 꿈은 이루어진단다." 오늘도 전 새로운 꿈을 꿉니다. 다시 어메이징한 가족 여행을 갈 날을요. 
글·사진=김민준(서울 신용산초 6) 학생, 정리=이연경 객원기자 sojo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