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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저 침입에 美국무 "강한 우려"…분담금협상 악재 되나

중앙일보 2019.10.20 14:36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해리 해리스 미국 대사관저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생진보연합 페이스북/뉴시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해리 해리스 미국 대사관저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생진보연합 페이스북/뉴시스]

지난 18일 주한미국대사 관저 침입 사건이 한·미 관계에 또 다른 악재로 등장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본인은 다음 날 "한국 경찰에 감사하다"고 트윗을 올렸지만, 국무부 대변인은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사실상 우리 정부에 항의하는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22~24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SMA) 2차 협상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무부 대변인 "외교 공관 보호 노력 강화해달라"
미국의 소리 "한미관계 특히 긴장된 순간에 발생"
"방위비 협상이 동맹관계 훼손않도록 해야" 지적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주한 미 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 침입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한국인 약 20명이 18일 오후 주한 미국대사 공식 관저 경내에 불법 침입해 관저 건물로도 강제 진입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며 "미 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청이 침입자들을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이 14개월 만에 대사관 관저에 불법 침입한 두 번째 사례라는 점을 주목하며 강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대한민국(ROK)에 모든 외교 공관에 대한 보호 노력을 강화해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대사관 대변인이 내놓은 입장과 같지만, 국무부 차원에서도 관저 침입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명한 건 한국 정부가 담당하고 있는 공관 외곽 경비에 대한 항의 표시로도 볼 수 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이번 주 열리는 방위비 분담금 2차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해리스 대사는 19일 트위터를 통해 영문과 한글로 "대사관저에 무단침입한 시위대 관련 대처를 잘해준 대사관 경비대와 서울지방경찰청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서울 중심부에서 13개월 만에 두 번째 일어난 사건으로 이번에는 시위대가 억지로 제집에 들어오려 했다"고 적었다. 그는 "19명이 체포됐고 (키우는) 고양이들은 무사하다. 경찰청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국무부가 '공관 보호'를 촉구한 건 2015년 3월 전임자인 마크 리퍼트 대사의 피습 사건을 겪었던 미국이 관저 침입 자체를 민감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CBS 방송 등 미국 언론은 방위비 2라운드 협상을 앞두고 이번 침입 사건이 벌어진 점을 일제히 주목했다. 국무부 산하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 논란이 많은 협상 직전 한·미관계가 특히 긴장된 순간에 침입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WP도 "최근 수개월 간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주한미군 주둔유지 비용은 긴장의 지점이 돼 왔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방어하는 데 50억 달러가 드는 데 그들은 5억 달러밖에 부담하지 않는다고 부정확하게 발언하면서부터"라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에서 반미 시위는 계속 있었지만 이번엔 해리스 대사의 관저를 침입한 점과 50억 달러 방위비 분담 요구 반대를 내세웠다는 두 가지 점이 주목된다"며 "중대 국면에서 동맹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미가 방위비 협상에 현명한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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