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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엽 평론가협회장 “문학 침체, 평론가도 책임”

중앙선데이 2019.10.19 00:20 657호 19면 지면보기
오형엽 회장

오형엽 회장

위기가 몰아쳐 생존이 문제가 될 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최근 출간한 현대비평 창간호에서 그런 절박함이 묻어난다. 대산문화재단이 후원해 지난 5월 치른 ‘불화, 비평의 존재방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 발표 내용을 창간호 특집으로 다뤘다. 갈수록 문학작품을 덜 읽고, 문학평론은 더 안 읽는 상황에서 문학평론이 할 수 있는 일을 따져보자는 취지다.
 
올 초 문학평론가협회 회장에 취임한 오형엽 고려대 국문과 교수를 만났다.
 
사람들이 예전처럼 소설책의 작품 해설이나 단행본 평론집을 읽지 않는다.
“신경숙 표절 사태나 문단 내 성폭력 사건으로 문단 전체가 침체됐다. 문학평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그런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학평론 발표 지면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문학평론 기능의 활성화가 문학 활성화의 토대가 되리라는 생각에 현대비평 창간호를 내게 됐다. 현시점에서 국내 유일의 비평 전문지라고 자부한다.”
 
비평을 통한 문학 활성화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 시도해야 한다. 지금은 작가 중심이 아니라 독자 중심 시대다. 작가들이 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시나 소설을 쓴다. 작가와 독자 간의 기존 서열 관계를 해체하는 의미는 있지만 문학 하향 평준화의 우려도 있다. 문학평론이 중간에서 문학의 깊이와 독자의 감수성이 조화되도록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
 
협회 임원진이 다양해졌다.
“학교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강단비평과 문예지 중심의 현장 비평, 또 평론가 진영·세대 간 소통의 허브 역할을 협회의 과제로 설정했다. 창비나 문학과지성사 등 주요 출판사 문예지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평론가들을 두루 임원으로 모셨다. 서로의 입장차를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생산적으로 풀어나갈 생각이다.”
 
현대비평 창간호에서는 평론가 노태훈의 글 ‘(순)문학이라는 장르와 매체’가 흥미롭다. 장르문학과 대비되는 영역으로 여겨졌던 ‘순문학’도 일종의 장르일 뿐이라는 논의를 펼친다.
 
반년간지인 현대비평은 내년에는 계간지로 전환한다.
 
신준봉 전문기자, 사진=김현동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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