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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존스 같은 고고학자들

중앙선데이 2019.10.19 00:20 657호 21면 지면보기
고고학의 역사

고고학의 역사

고고학의 역사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보물찾기 수준에서 급속 발전
제국주의·남성편향 자유로워

성춘택 옮김
소소의책
 
고고학(考古學)은 고고(孤高)하고 고고(孤苦)한 학문이다. 고고학자가 되려면 “세상일에 초연하여 홀로 고상하다” “외롭고 가난하다”라는 고고의 정의를 일정 부분 충족시켜야 한다.
 
고고학이라는 ‘이미지’는 이집트의 파라오·피라미드, 마야·잉카 유적을 연상시킨다. 영화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1981)로 처음 나온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도 빠질 수 없다. 2021년께 제5편이 나온다고 한다.
 
실제 고고학자는 어떤 모습일까. 해리슨 포드와 닮은 모습일까. 『고고학의 역사』는 40개 장(章)으로 풀어낸 고고학 학설사이며 고고학 관련 과학기술 발전사이지만, 우선은 위대한 고고학자들의 전기 모음집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고고학의 전설 중에는 베스트셀러 작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 기회주의자, 사기꾼도 있었다. 저자는 아거스터스 피트 리버스(1827~1900)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한다. “대쪽같이 꼿꼿하고 늘 정장 차림이었는데, 심지어 발굴할 때도 그러했다.” 어떤 사람이 고고학자로 적합할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로지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고고학자로서 좋은 성품은 아니다.”
 
18세기에 태동한, 역사가 250년에 불과한 고고학은 엄청나게 많은 일을 성취하며 발전했다.  “고고학은 왜 중요할까”라고 묻고 “무엇보다도 고고학은 우리 인류를 찾게 해준다”라고 답하는 『고고학의 역사』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전 세계 고고학자는 수백 명, 지금은 수만 명이다. 그 사이에 고고학과 인접 학문의 성과로 인류 역사는 6000년에서 수백만 년 전으로 올라갔다. 농경의 기원 또한 서기 전 4000년 전에서 서기전 9000년 전으로 올라갔다.
 
지난해 말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지구에서 발견된 말의 흔적. 고고학은 옛것을 좋아하는 취미에서 발전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말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지구에서 발견된 말의 흔적. 고고학은 옛것을 좋아하는 취미에서 발전했다. [연합뉴스]

초기 고고학은 ‘보물찾기’와 구별이 안 됐다. 고고학의 선배들은 호고가(好古家)였다. 그들은 “옛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며 골동품 수집가·전문가(antiquarian)였다. 그들이 손에 쥔 것은 곡괭이와 삽이 전부였다. 그들의 후배들은 과학이 낳은 무기를 확보했다. 드론,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땅을 파지 않고 땅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리모트센싱 기술 같은 것들이다.
 
『고고학의 역사』는 또 다른 의미와 차원에서 인디애나 존스만큼 황홀하고 흥미롭다. 고고학은 생태학·생물학·의학·화학 등의 도움을 받아 인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과정에서 고고학은 수중고고학·경관고고학·선사고고학·취락고고학·과정고고학 등의 분과 학문을 탄생시켰다.
 
“이국적인 것이라면 무엇이든 굶주려 있던 유럽”은 영토확장에 굶주린 나라들의 대륙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고학은 태생적 원죄인 제국주의, 서구중심주의를 일정 부분 극복했다. 젠더 불균형도 극복했다. 거트루드 벨(1868~1926), 해리엇 보이드 호스(1871~1945) 등 여성 고고학자들은 고고학이 남성의 전유물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저자 브라이언 페이건(1936년생)은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고고학자·인류학자다. 46권의 책의 저자이자 편저자다. 케임브리지대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다. 역자인 성춘택 경희대 사학과 교수는 “고고학은 인류의 역사다. 학문으로서 고고학의 시작과 발달은 인류 역사의 깊이와 내용을 더해주는 과정이었다”는 말로 고고학을 소개한다.
 
김환영 대기자/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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